“입장료·주차비 다 무료예요”… 190종 식물 볼 수 있는 축구장 66개 크기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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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창포원
사계절 내내 볼거리 가득한 생태천국

거창창포원
거창창포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온전히 안기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막상 떠나려고 하면 붐비는 인파와 만만치 않은 비용에 망설여지기 일쑤. 여기, 그런 걱정을 모두 내려놓게 할 경이로운 공간이 있다.

광활한 대지 위로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심지어 이 모든 것을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곳. 바로 거창창포원이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 너머, 땅이 품고 있는 깊은 이야기와 생명의 숨결에 있다.

거창 창포원

거창창포원 전경
거창창포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거창창포원은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창포원길 21-1에 자리한, 총면적 424,164㎡의 거대한 수변생태공원이다. 그 크기는 서울 여의도공원의 약 1.8배, 축구장 66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이 사실은 1988년 합천댐 건설로 물에 잠겨야 했던 수몰 농경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거창군은 아픈 역사를 지닌 이 땅을 방치하는 대신, 국가하천인 황강의 수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정원으로 재탄생시키는 길을 택했다.

창포원 모습
창포원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영농 오염원을 줄여 하천 수질을 보호하고, 동시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관광자원을 만들자는 깊은 뜻이 담긴 결정이었다.

이곳의 이름이자 핵심 식물인 ‘창포’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예로부터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알려진 창포를 대규모로 식재함으로써, 공원 전체가 황강의 거대한 자연 정화 필터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동시에,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는 건강한 자연의 순환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사계절의 파노라마, 지루할 틈 없는 자연의 무대

창포원 맥문동
창포원 맥문동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병현

거창창포원의 가장 큰 매력은 특정 계절에 국한되지 않는 다채로움이다. 봄이면 100만 본 이상의 꽃창포가 피어나 보랏빛 물결을 이루고, 여름에는 연꽃과 수련, 수국이 청초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8월 하순부터 9월 초 사이에는 느티나무 그늘 아래 맥문동 군락지가 신비로운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을 연출해 사진 명소로 각광받는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는 국화와 오색 단풍이, 겨울에는 광활한 습지를 뒤덮은 억새와 갈대밭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는 ‘열대식물원’은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아열대원, 지중해원, 선인장원 등 총 6개 구역에 190종 4,500여 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계절과 상관없이 이국적인 자연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열대식물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은 휴관일이니 방문 시 참고해야 한다.

온 가족을 위한 힐링과 체험의 공간

거창창포원 열대식물원
거창창포원 열대식물원 / 사진=거창군 공식블로그 이은선

거창창포원은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정원이 아니다. 자연과 교감하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시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총 1.4km와 0.9km 두 코스로 조성된 ‘맨발로 걷는 길’은 부드러운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건강한 자극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책과 자연이 어우러진 ‘북카페’가 제격이다. 수변생태정원 자체는 연중무휴로 언제든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지만, 열대식물원, 키즈카페 등 대부분의 편의시설은 매주 수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 평일)에 쉬어간다.

거창창포원 입장료와 주차 요금은 무료이며, 자전거 대여(1시간 1,000원~)와 같은 일부 체험만 유료로 운영된다.

거창창포원 풍경
거창창포원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병현

물에 잠겼던 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힐링 명소로 거듭난 거창창포원은 단순한 공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과거의 상처를 딛고 100만 본의 꽃창포와 울창한 숲을 피워낸 생명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교과서이자, 황강의 수질을 정화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거대한 생태계다.

축구장 66배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 위에서 맨발로 흙길을 걷고, 계절마다 색을 갈아입는 식물들 사이에서 깊은 숨을 쉬는 경험은 그 어떤 값비싼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치유를 선사한다.

이번 주말, 복잡한 계획이나 비용 부담 없이 풍성한 만족감을 얻고 싶다면, 모든 것이 활짝 열려 있는 이곳에서 몸과 마음의 온전한 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이 들려주는 회복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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