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거제의 한 조용한 어촌 마을 ‘옥화마을’이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소박한 벽화로 채워진 이 마을에서 시작되는 아주 특별한 해안산책길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이 아니다. 동백 숲과 쪽빛 바다를 끼고도는 이 길은, 유모차도 휠체어도 아무런 장벽 없이 바다 위를 산책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과거에는 중간에 끊겨 아쉬움을 남겼던 길이 어떻게 바다 위로 이어지고, 모두를 품는 공간으로 거듭났을까.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제의 새로운 길 위로 올라서 본다.

옥화마을에서 장승포 윤개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4km의 이 길은, 해남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최장거리 해안누리길인 남파랑길의 20코스에 속한다.
길에 들어서는 순간 왼편에는 짙푸른 동백나무 군락이, 오른편에는 거제 앞바다의 청량한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른 봄에는 붉은 동백꽃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이 길의 진정한 가치는 ‘열린 구조’에 있다. 데크길 계단 옆으로는 어김없이 완만한 경사로가 함께 설치되어 있다.

덕분에 유모차를 끄는 부모도,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르신도 길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떤 불편함도 없이 전 구간을 완주할 수 있다. 남녀노소와 장애 유무의 경계를 허문 이곳은 진정한 의미의 ‘열린 관광지’라 불릴 만하다.
이 산책로의 백미는 2021년 새롭게 완성된 해상 구간이다. 과거 해안 데크길이 중간에 끊겨 발길을 돌려야 했던 지점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보도교가 놓이면서 풍경은 극적으로 변했다.
숲의 아늑함에서 시작해 바다의 광활함으로 끝나는 이 여정은,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처럼 걷는 내내 지루할 틈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해상 보도교의 끝에는 이 길의 하이라이트인 투명 유리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해안선에서 바다 쪽으로 꽤 들어와 있어, 전망대에 서면 마치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발밑 투명한 유리 너머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하얀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모습이 아찔하게 펼쳐진다.
사진으로는 결코 온전히 담을 수 없는 이 현장감과 스릴은, 전망대를 거제 가볼만한곳 중에서도 필수 코스로 만들었다. 흔한 바다 전망대와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바다와 하나가 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거제 옥화마을에서 시작되는 남파랑길 20코스는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울창한 동백 숲과 푸른 바다, 짜릿한 유리 전망대,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까지 배려한 ‘무장애 설계’가 어우러진 이곳은 사람과 자연, 기술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여행자에게는 잊지 못할 해안 걷기 체험을, 지역 주민에게는 일상 속 귀한 쉼표를 선물하는 이 길. 몸이 불편해 바다 구경이 쉽지 않았던 이들도 마음껏 바다 위를 거닐 수 있는 곳.
거제를 찾는다면, 차별 없는 이 길 위에서 모두 함께 바다를 걷는 특별한 하루를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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