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보다 가기 쉬운 절경이 여기 있었다니”… 바다 위 국가유산 지정 기암 명소

거센 파도와 시간이 깎아낸 십자동굴의 기암괴석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남해 갈곶리의 푸른 바다 위로 신비로운 풍경을 그려냅니다.

거제 해금강
거제 해금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핵심 요약

  • 거제 해금강은 1971년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된 해발 116m의 무인도로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등 독보적인 기암괴석 경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직접 상륙이 불가능한 섬 특성상 도장포나 해금강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이용해야 하며 기상 상황에 따른 출항 여부를 당일 확인해야 합니다.
  • 십자동굴 내부로 빛이 쏟아지는 순간과 사자바위 사이의 일출이 핵심 관전 포인트이며 외도 보타니아 상륙 코스와 연계해 방문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남해의 수평선이 가장 짙어지는 계절이면, 거제 남단의 바다는 유독 깊은 빛을 띤다. 칡뿌리처럼 얽힌 두 개의 바위섬이 쪽빛 해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그 사이로 새어드는 햇빛이 동굴 안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바람이 멈춘 이른 아침, 수면에 반영된 기암의 윤곽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지운다.

국내에서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곳은 단 하나다. 1971년 3월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된 이 해상 절경은 면적 약 22만 4,000㎡, 해발 116m에 이르는 무인도로,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등 수십 개의 기암이 어우러져 독보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육지에서 500m 남짓 떨어진 해상에 자리한 탓에 유람선으로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이 섬의 신비감을 더한다. 발을 들이지 못하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다.

갈도(칡섬)의 지형적 유래와 국가유산 명승 지정

거제 해금강 풍경
거제 해금강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해금강(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 일원)은 거제도 최남단 갈곶마을에서 남쪽으로 약 500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두 개의 바위섬이다.

섬의 형태가 칡뿌리가 뻗어나간 모양을 닮아 ‘갈도(葛島)’, 또는 약초가 자생한다 하여 ‘약초섬’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빼어난 경관 때문에 ‘바다의 금강산’ 혹은 ‘삼신봉’이라는 별칭도 함께 전해진다.

해발 116m, 폭 67.3m, 면적 약 223,992㎡에 이르는 이 섬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핵심 구역으로, 기암괴석과 동굴, 해식 지형이 집약된 독특한 지질 경관을 자랑한다. 1971년 3월 23일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되며 공식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십자동굴부터 일월봉까지, 해금강의 절경 포인트

거제 해금강 노을
거제 해금강 노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해금강의 경관 포인트는 유람선 항로를 따라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두 섬 사이를 관통하는 십자동굴은 파도가 오랜 세월 바위를 깎아 만든 자연 터널로, 굴 안으로 빛이 쏟아지는 순간이 장관이다.

사자바위는 그 형태가 사자의 옆모습과 닮아 붙은 이름이며, 이 바위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은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지로 꼽힌다.

이 밖에도 부처바위, 촛대바위, 신랑신부바위, 해골바위, 돛대바위, 일월봉 등 저마다의 이름을 가진 기암들이 섬 전체를 둘러싸며 변화무쌍한 해안 경관을 이룬다. 동이 트는 시각과 노을이 번지는 시각에 따라 같은 바위도 전혀 다른 표정을 보이기 때문에, 한 번의 유람으로도 풍부한 경험이 가능하다.

진시황 사자 서불의 전설과 일출 명소

유람선 탐방
유람선 탐방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해금강에는 오래된 전설이 하나 얽혀 있다. 중국 진시황제의 명을 받은 서불이 불로장생초를 찾아 동쪽 바다를 건너 이 섬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로, 그가 다녀간 흔적을 암각해 남긴 ‘서불과차(徐市過此)’는 수천 년간 바위에 새겨진 채 전해졌다.

그러나 1959년 태풍 ‘사라’가 이 일대를 강타하면서 암각 글씨는 소실되었다. 전설의 흔적은 사라졌어도, 불로초가 자생하던 섬이라는 이야기는 여전히 해금강을 신비롭게 만드는 배경으로 남는다.

또한 유람선 코스와 외도 보타니아 상륙 관광을 연계하는 일정이 일반적으로 운영되어, 해금강 선상 관람과 인근 정원 탐방을 하루 동안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유람선 이용 안내와 접근 정보

거제 해금강 유람선
거제 해금강 유람선 / 사진=해금강 외도유람선

해금강은 무인도로, 직접 상륙은 불가하며 유람선 선상 관람이 유일한 방문 방식이다. 거제 남부 일대 여러 선착장에서 유람선이 운항되며, 대표적인 출발지는 도장포유람선(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292-6)과 해금강유람선(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85-1)이다.

운항 시간과 요금은 선사와 코스, 시즌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각 선착장에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다. 기상 상황에 따라 출항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어 당일 날씨 확인도 필수다. 자가용 이용 시 도장포마을 인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거제 해금강 모습
거제 해금강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거제 해금강은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기암절경과 진시황 전설이 중첩된 공간이다.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된 이래 반세기가 넘도록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인공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조형 때문일 것이다.

상륙하지 못해도,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풍경이 있다.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 유람선 뱃머리에 서서 그 순간을 맞이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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