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자연의 소리 100선

2월 바다는 대체로 을씨년스럽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거제 남쪽 해안에는 겨울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특별한 해변이 있다. 검은 몽돌이 파도에 쓸려 내는 자글자글한 소리, 그 소리만으로 환경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자연의 소리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1.2km에 걸쳐 펼쳐진 검은 자갈 해변은 흑진주를 닮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품에 안긴 이 공간은 천연기념물 동백림과 팔색조 서식지를 품고 있으며, 해금강·외도 보타니아로 이어지는 해상관광 출발점이기도 하다.
겨울 바다가 선사하는 고요함과 자연이 만든 소리의 향연,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하는 해변으로 떠나본다.
흑진주를 닮은 1.2km 몽돌 해변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경상남도 거제시 동부면 학동6길 18-1)은 거제도 남쪽 14번 국도변에 자리한 해변이다.
노자산과 가라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1968년 우리나라 두 번째 국립공원이자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면적 3만㎡, 길이 1.2km, 폭 50m 규모의 이 해변은 모래가 아닌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흑진주처럼 윤기 나는 검은 자갈이 해안선을 따라 깔려 있고,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몽돌이 구르며 자글자글한 소리를 낸다.
환경부가 인정한 파도 소리의 아름다움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소리에 있다. 파도가 몽돌을 굴리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음색은 환경부 선정 대한민국 자연의 소리 100선에 포함될 만큼 아름답다.
모래 해변의 부드러운 파도 소리와 달리, 자갈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경쾌하고 청량한 소리는 자연이 만든 음악이라 할 만하다.
여름 성수기에는 전국 피서객으로 붐비지만, 겨울에는 여유롭게 해변을 거닐며 이 소리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친 편이어서 해수욕보다는 산책과 경관 감상에 적합하다. 14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해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되는 셈이다.
천연기념물 동백림과 팔색조 서식지

해변 배후에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지정된 거제 학동리 동백나무 숲이 자리한다. 1971년 9월 13일 지정된 이 동백림은 노자산 줄기를 따라 4km 길이로 이어지며 면적 31,240㎡에 달한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동백꽃이 피어나고, 특히 1~2월에는 만개한 붉은 꽃이 검은 몽돌 해변과 대비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게다가 이 숲은 세계적 희귀조인 팔색조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크기 약 20cm의 이 새는 6월 중순경 도래해 6~7월 산란하고 9월까지 서식하며, 특이한 울음소리로 탐조객들의 관심을 받는다. 동백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기름은 전통적으로 기계기름이나 머리기름으로 활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상시 개방 무료 해변, 해상관광 출발점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은 상시 개방되며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주차시설도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인근 학동 또는 주변 선착장에서는 해금강·외도 보타니아를 잇는 유람선이 운행되어, 해변 산책 후 해상관광까지 이어가기 좋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며 선상관광에 약 20분이 소요되고, 외도 보타니아는 남국 식물 1,000여 종이 자라는 섬으로 상륙관광 시 2시간가량 머물 수 있다. 한편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학동 자동차 야영장도 운영되어 캠핑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은 검은 몽돌이 만든 소리와 천연기념물 동백림, 해상관광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파도가 연주하는 자연의 선율은 겨울 바다의 고요함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바다가 만든 소리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 학동 해변으로 향해 몽돌 위를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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