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저도, 2월 2일 재개방…궁농항서 배로 30분 거리 대통령 별장과 1.5km 산책코스 탐방

하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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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저도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품은 역사

거제 저도
거제 저도 / 사진=거제관광

새해 첫날부터 한 달간 문을 닫았던 섬이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통령의 휴양지, 거제 저도다. 해군 시설 정비로 일반인의 발길이 끊겼던 이곳이 다시 열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돼지가 누운 형태라 저도라 불리지만, 원래 이름은 학섬이었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군사기지로 시작해 광복 후 해군이 관리하던 이 섬은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여름 휴양지가 됐고,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공식 별장 청해대로 지정하며 47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2019년 9월 국민에게 개방된 뒤에도 해군 정비 기간엔 매년 1월과 7월 한 달씩 문을 닫는다. 2026년 2월 2일, 저도는 올해 첫 방문객을 맞는다.

43만 제곱미터 섬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

거제 저도 전경
거제 저도 전경 / 사진=거제관광

거제 저도(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88-1)는 거제도 북단 궁농항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자리한다. 면적 43만 4,181제곱미터, 해안선 길이 3,150미터 규모의 이 섬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부이기도 하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권위주의 청산 차원에서 별장 지정을 해제했으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때 재지정되며 현재까지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

대통령 별장 청해대 포토존
대통령 별장 청해대 포토존 / 사진=유튜브(한국관광방송)

섬 곳곳엔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포진지와 탄약고로 쓰였던 콘크리트 벙커 구조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대통령 별장 청해대 본관은 외관만 공개된다.

내부는 여전히 촬영이 제한되지만, 건물을 둘러싼 정원과 산책로는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수령 400년으로 추정되는 해송(곰솔)은 높이 30미터, 둘레 3.5미터에 이르며 섬의 상징처럼 서 있다.

거가대교 전망과 1.5킬로미터 산책로

거제 저도 산책코스
거제 저도 산책코스 / 사진=거제저도유람선 실시간예약센터

저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제2전망대다. 2010년 개통한 거가대교가 수평선 너머로 펼쳐지는 광경을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으며, 남해 해안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제1전망대와 제3전망대에서도 다른 각도로 거가대교를 볼 수 있어 사진 촬영 명소로 알려져 있다.

섬 전체를 도는 산책로는 약 1.5킬로미터다. 역대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따라 울창한 해송, 동백, 편백 군락을 지나면 인공 백사장이 나온다. 길이 200미터의 이 해변은 대통령 기념공간으로 조성됐으며, 연리지 정원엔 곰솔과 말채나무가 하나로 연결된 나무가 자라고 있다. 왜가리, 사슴,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도 섬 곳곳에서 관찰된다.

예약제 유람선으로만 입도 가능

거제 저도 유람선
거제 저도 유람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도 방문은 궁농항(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거제북로 2633-15)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이용해야 한다. 정원 500명 규모의 해피킹호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20분 하루 두 차례 운항하며, 왕복 항해 1시간과 섬 체류 1시간 30분을 포함해 총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만 1,000원이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이며, 1월과 7월엔 해군 시설 정비로 한 달간 운영이 중단된다. 예약은 출항 2시간 전까지 가능하지만, 성수기엔 사전 예약이 권장된다.

신분증 지참은 필수이며, 보안서약서를 작성해야 입도할 수 있다. 기상 악화 시 운항이 취소될 수 있어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거제 저도 거가대교
거제 저도 거가대교 / 사진=거제저도유람선 실시간예약센터

저도는 대통령의 역사와 자연 생태, 근현대사가 겹쳐진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군사시설에서 시작해 반세기 가까이 국가 최고 지도자의 휴식처로 존재했던 이 섬은, 개방 이후에도 보안절차와 정기 정비라는 특수성을 유지하고 있다.

400년 해송이 지켜본 시간, 거가대교 너머 펼쳐지는 남해의 풍경, 왜가리와 사슴이 어우러진 생태계까지 다층적인 매력을 품고 있는 편이다.

47년간 닫혀 있던 섬이 국민에게 돌아온 지 5년, 정기적인 정비를 거쳐 다시 열리는 이곳에선 금단의 섬이 품었던 시간을 직접 걸어볼 수 있다. 2월의 시작과 함께 거제 북단 바다 위 별장으로 향해 1.5킬로미터 산책로를 거닐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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