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요새가 꽃밭으로?”… 라벤더·금계국으로 물든 무료 꽃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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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요새에서 꽃 명소로
역사 품은 거제 꽃동산

거제 지세포진성 라벤더와 금계국
거제 지세포진성 라벤더와 금계국 / 사진=거제시

한동안 잊힌 공간이었던 경남 거제시 일운면의 지세포진성이 요즘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조선 세종 시대에 설치된 역사적 요새였던 이곳이, 이제는 수많은 꽃들이 만개한 ‘꽃동산’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휴경지로 방치됐던 이 문화재 지역은 라벤더와 금계국 등 다채로운 꽃들로 장식되며,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거제 지세포진성 라벤더
거제 지세포진성 라벤더 / 사진=거제 공식 블로그

지세포진성은 조선 세종 23년인 1441년에 설치된 군사 요새로, 거제 해안을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역사적 가치가 인정된 국가유산이지만, 오랜 세월 관리에서 소외되며 한동안 휴경지로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거제시가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환경을 정비하고, 그 위에 꽃을 심는 정성 어린 노력을 기울이면서 지세포진성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라벤더 특유의 보랏빛 물결과 금계국의 노란 빛깔이 어우러진 꽃밭은, 역사적 장소라는 인식을 넘어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거제 지세포진성 포토존
거제 지세포진성 꽃동산 / 사진=거제 공식 블로그 김경환

지세포진성 꽃동산을 찾은 한 관광객은 “문화재 지역이 이렇게 예쁜 꽃동산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잊힌 공간을 아름답게 바꿔준 거제시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꽃동산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옥치덕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지세포진성은 문화유산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개발에 제약이 많지만, 그 안에서도 시민과 관광객이 역사와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제 지세포진성 꽃동산
거제 지세포진성 꽃동산 / 사진=거제 공식 블로그 장민주

지세포진성 꽃동산의 변화는 단순히 외형적인 변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휴경지로 방치됐던 이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은, 지역 주민의 기억과 거제시의 행정이 만나 이루어낸 상징적인 성과다. 과거의 군사적 역할과는 달리, 이제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라벤더는 특유의 향기와 색감으로 방문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금계국은 계절감을 더해 인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SNS를 통해 퍼지는 지세포진성의 꽃밭 사진은 자연스럽게 거제시의 홍보 수단이 되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거제 지세포진성 금계국
거제 지세포진성 금계국 / 사진=거제 공식 블로그 신선화

지세포진성 꽃동산은 단지 예쁜 꽃이 핀 공간 그 이상이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현대의 감성이 조화를 이룬 이곳은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는 지금, 지세포진성은 다시금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거제 지세포진성
거제 지세포진성 / 사진=거제 공식 블로그 신선화

잊혀졌던 문화재가 라벤더와 금계국으로 가득 찬 꽃동산으로 탈바꿈한 지세포진성. 이는 단순한 미관 개선이 아니라, 역사적 유산에 생기를 불어넣은 진정한 도시재생 사례다.

거제시의 섬세한 행정과 시민들의 관심 속에, 지세포진성은 이제 ‘역사와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여행지’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꽃이 피는 계절, 진정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거제를 향해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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