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지심도
동백섬 둘레길 트레킹

거제 앞바다에 작은 초록 섬 하나가 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섬, 그리고 섬 전체가 동백숲으로 덮여 ‘동백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 바로 거제 지심도입니다.
지심도에는 동백숲이 만들어낸 터널,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 일제강점기 군사 시설이 남겨 놓은 역사적 흔적이 촘촘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오전에는 통영 장사도에서 섬 유람을 하고, 오후에는 지심도에서 산책하듯 트레킹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도 가능합니다. 섬과 바다를 통째로 빌려 쓴 듯한 오후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거제 지심도

지심도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서 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바다 위에 자리한 작은 섬입니다. 면적 0.338㎢, 해안선 길이 약 3.5km에 불과하지만, 둘레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필요합니다.
섬 안쪽으로 길을 옮기면 울창한 아열대 관목과 동백나무가 어울린 숲이 바로 이어집니다. 여름의 짙은 녹음이 한풀 꺾인 늦가을에는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한층 부드럽습니다.
동백꽃이 만개하는 초봄의 화려함 대신, 옅은 초록과 갈색의 사이를 걷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이 계절의 장점입니다.
지심도를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거제 앞바다입니다. 둘레길 초반에 만나는 동전망대나 마끝전망대에 오르면, 뒤로는 거제 지세포항과 장승포항이, 멀리로는 옥녀봉 능선이 길게 펼쳐집니다.

지심도는 자연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섬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적 흔적이 이 풍경에 묵직한 무게를 더합니다.
조선 현종 때부터 주민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군사 요새로 강제 수용되면서 일본군 1개 중대가 주둔했던 섬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활주로로 쓰였던 평탄한 지형, 해안 포진지, 서치라이트 보관소와 전등소장 사택 등이 둘레길을 따라 남아 있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자연과 역사 사이를 번갈아 마주하게 됩니다.

지심도 트레킹의 핵심은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입니다. 실제로 걷는 거리는 약 4km, 여유 있게 쉬어 가며 돌아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마끝전망대입니다. 이 구간은 테크로 정비된 길이 이어져 있어 걷기 편하고, 난간 너머로 남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바위와 해식 절벽, 부서지는 파도, 멀리 거제 본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잠시 쉬어 간 뒤, 다시 삼거리 방향으로 되돌아 나와 코스를 이어갑니다.
포진지를 지나 다시 해안을 향해 나아가면, 일제시대에 활주로로 사용되었다는 평탄한 지형과 함께 해맞이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남해 바다를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바다 위 섬들의 윤곽과 멀리 수평선까지 한층 선명하게 보입니다.

해맞이전망대에서 길을 옮기면 지심도의 상징적인 구간 중 하나인 동백터널이 이어집니다. 양옆으로 빽빽하게 선 동백나무 사이로 좁은 길이 뚫려 있어, 초봄에는 붉은 꽃과 푸른 잎이 어우러진 장면이 펼쳐집니다.
늦가을에는 꽃 대신 짙은 녹색의 잎과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터널을 채우며, 조용히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 됩니다.
동백숲 사이로 스며드는 바닷바람과 흙 냄새가 섞여, 지심도가 왜 ‘동백섬’이라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지심도 들어가는 배편, 실제 이용 팁까지 정리

지심도 여행의 시작은 배편 예약과 일정 맞추기입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장승포항과 지세포항, 두 곳에서 출발하며 이동 시간은 약 15분 정도입니다.
왕복 요금은 대인 20,000원으로, 동백꽃이 피는 2~3월 사이에는 방문객이 몰려 1시간 간격 증편 운행이 종종 이뤄지지만, 정확한 증편 시기는 해마다 달라질 수 있어 미리 전화 문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지심도는 화려함보다는 단단한 자연과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섬입니다. 동백이 붉게 터지는 초봄에는 화사한 풍경이 여행을 채우고, 사람이 드문 늦가을에는 일렁이는 바다와 바람 소리만으로도 충분한 휴식 시간이 됩니다.
섬의 자연과 역사가 함께 스며 있는 지심도. 여행자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천천히 걷다 보면, 바다와 숲, 오래된 시간들이 만들어주는 조용한 이야기가 어느새 마음을 채우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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