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매미성’…돌 2만 개로 쌓은 높이 10m 성벽, 입장료 없는 바닷가 산책로

유다경 기자

입력

수정

팔로우 Google

7월 추천 여행지
혼자서 돌 2만 개로 만든 유럽풍 성

매미성
거제 매미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거제에는 누가 설계도 없이, 홀로 성을 쌓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있다. 유럽의 오래된 성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실 한 남자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름부터 강렬한 ‘매미성’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사연이 깃든 독특한 공간이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이 풍경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거제 여행지의 ‘핫플’로 자리 잡고 있다. 그 특별한 배경과 매력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거제 매미성
거제 매미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삶의 터전을 잃은 백순삼 씨는 경작지를 지키기 위해 바닷가에 성을 쌓기 시작했다.

특별한 설계도 없이 돌을 하나하나 쌓고 시멘트를 발라 만든 이 성은 단순한 방파제가 아닌, 마치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케 하는 외형으로 완성됐다.

2만여 개의 화강암을 사용해 높이 10m, 길이 90m에 달하는 이 성은 ‘개인이 혼자 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거제 매미성 노을
거제 매미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햇살 좋은 날, 성벽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마치 이국적인 여행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어디서 찍어도 인생 사진이 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자연재해의 흔적을 예술적 공간으로 승화시킨 이 성은 단순한 포토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매미성 내부
거제 매미성 내부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매미성의 놀라운 점은 또 있다. 바로 개인 사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입장료가 없다’는 점. 백순삼 씨는 자신의 땀과 정성으로 만든 공간을 누구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해두었다.

부산에서도 2000번 버스를 타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자동차 없이 여행하는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젊은 연인들에게는 ‘거제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면서, SNS와 블로그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백순삼 씨는 지역 공로를 인정받아 ‘거제를 빛낸 인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미성 외벽
거제 매미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매미성은 단순히 ‘완공된’ 구조물이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백순삼 씨는 틈날 때마다 성벽을 보수하거나 돌을 쌓으며 매미성을 가꿔나가고 있다. 이곳은 과거의 상처 위에 현재를 덧입히고,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진화하는 ‘살아있는 건축물’이다.

방문객들은 성벽 위를 걷거나 돌 하나하나의 흔적을 살펴보며, 그 속에 녹아든 시간과 인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마치 미술관의 조각작품을 감상하듯, 매미성은 보는 이마다 저마다의 감동을 남긴다. 바닷바람과 함께하는 조용한 산책길은 여행의 분주함 속에서도 짧은 사색의 시간을 선물하는 이곳은, 단연코 산책 명소로 손꼽을 만하다.

거제 매미성 내부
거제 매미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거제 매미성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한 사람의 끈기와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감동적인 공간이다.

유럽풍의 독특한 성벽부터 무료 입장, 뚜벅이 여행자도 쉽게 갈 수 있는 접근성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매미성을 거제 여행의 ‘넘버원’으로 만들고 있다.

화창한 날,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은 이곳에서 만나는 돌 하나하나의 의미는 여행자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다. 쓰레기는 되가져가는 성숙한 매너와 함께, 매미성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껴보자.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