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올해의 섬으로 찍었다”… 120년 등대·1.2km 동백터널 품은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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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고도·서도·동도 세 섬이 만든 천혜의 절경

거문도
거문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 바다는 고요하다. 수평선 위로 바람이 불어오고, 멀리 섬 하나가 안개 사이로 윤곽을 드러낸다. 여수에서 뱃길로 약 두 시간, 제주와 거의 같은 거리에 자리한 이 섬은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대학자 김유의 문장력에 탄복해 ‘거문(巨文)’이라 이름 붙였다는 일화를 품고 있다.

고도·서도·동도, 세 개의 섬이 삼호교와 거문대교로 이어진 이곳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에 자리하며, 2026년 해양수산부와 행정안전부가 올해의 섬으로 공식 지정했다. 우리 영해 최외곽 기준점이 되는 영해기점 유인섬이기도 하다.

동백터널 사이로 쏟아지는 겨울 햇살, 120년 역사의 등대, 그리고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선 백도의 풍경이 이 섬을 특별하게 만든다.

고도·서도·동도가 하나로 이어진 섬의 역사

거문도 풍경
거문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거문도(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거문길 103)는 고도(古島)·서도·동도로 이루어진 세 개 섬의 총칭이다. 삼도(三島) 또는 삼산도(三山島)로도 불렸으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영해기점 유인섬으로 우리 해양 관할권의 최외곽 기준점 역할을 한다.

1905년에는 서도에 사립 낙영학교가 개교하며 근대 교육의 문을 열었고, 설립자 김상순의 공적비가 지금도 남아 있다.

고도와 서도는 1991년 완공된 삼호교(길이 250m)로, 서도와 동도는 2015년 9월 개통된 거문대교(길이 560m)로 연결되어 있어 세 섬을 도보로 오갈 수 있다.

남해안 최초 등대와 1.2km 동백터널 숲길

거문도 등대
거문도 등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도 수월산 남쪽 끝에 자리한 거문도 등대는 1905년 4월 점등한 남해안 최초의 등대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구 등탑(높이 6.4m)은 해양유물로 보존되며, 2006년 1월 운용을 시작한 신 등탑은 백육각형 콘크리트 구조로 높이가 33m에 이른다.

광달거리는 약 42km로, 지금도 남해 항로를 밝히는 현역 유인등대다. 등대로 향하는 뱃노래길 1코스(동백꽃 숲길)는 자연관찰로에서 출발해 무넹이·선바위를 지나 동백터널까지 이어지며 총 1.2km, 약 1시간 거리다.

터널을 이루는 동백나무 군락이 겨울에도 짙은 초록을 유지하며, 붉은 꽃송이가 길 위로 떨어지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기암 절경의 백도 유람과 녹산등대 가는 길

녹산등대
녹산등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거문도 여행의 또 다른 핵심은 백도 유람이다. 백도는 직접 입도할 수 없어 유람선으로만 관람이 가능하며, 코스에 따라 1~2회 정도 운항하기 때문에 배편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한다.

2024년 9월 취항한 이 노선을 통해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늘어선 백도의 풍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한편 뱃노래길 2코스(녹산등대 가는 길)는 서도마을에서 출발해 녹문정·인어해양공원·녹산등대를 거쳐 이금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3km, 약 2시간 코스다. 동도의 유림해수욕장을 포함하면 해수욕과 낚시까지 즐길 수 있어 일정 폭이 넓다.

여수 출발 뱃길 안내와 코스별 이용 정보

거문도 정자
거문도 정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거문도로 가는 배는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섬 자체는 연중무휴 상시 개방이며, 백도 유람선과 뱃노래길 코스 외에 갯바위 낚시도 이 섬의 대표 체험이다.

방문 전 여객선 운항 일정과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으며, 문의는 061-659-3872로 가능하다. 겨울 끝과 봄 초입, 동백이 절정에 달할 때 거문도는 가장 선명해진다.

남해 끝자락 영해기점에서 바라보는 수평선과 120년 된 등대의 불빛은, 일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풍경이 얼마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지 일깨운다. 뱃길이 다소 멀게 느껴진다면, 그 거리만큼 완전히 다른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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