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성드림세트장, 드라마 세트가 된 영구 관광지

한겨울 바다는 적막하다. 파도 소리만 규칙적으로 밀려오는 해안가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보낸다. 그 고요 속에서 한 점 붉은 지붕이 바위 위에 솟아 있다.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2009년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세워진 세트장은 이제 기장을 대표하는 포토 스폿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 태풍으로 파손됐지만, 이듬해 정식 건축물로 재탄생했고,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관광지 인증까지 받았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국적 외관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조합이 방문객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겨울 바다는 관광객이 적다. 성당 본연의 실루엣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는 계절이다.
바위 위에 세워진 붉은 지붕 성당

죽성드림세트장(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134-7)은 죽성항 인근 바위 언덕에 자리한다. 2009년 SBS 드라마 ‘드림’ 촬영을 위해 처음 지어졌으며, 붉은 뾰족 지붕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특징이다.
당시에는 임시 구조물이었지만, 2016년 태풍 차바로 파손된 뒤 2017년 2월 정식 건축물로 재건축됐다. 재건축 과정에서 십자가와 성모마리아상은 철거됐지만, 성당 외관은 그대로 유지됐다.
바위 위에 세워진 덕분에 만조 때는 바다에 둘러싸인 듯 보인다. 간조 때는 바위가 드러나며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날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맑은 날에는 선명한 색감이, 흐린 날에는 차분한 색조가 사진에 담긴다.
액자형 포토존과 갤러리 운영

성당 내부는 갤러리로 운영된다. 전시 일정에 따라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내부 액자형 프레임 포토존이 가장 인기 있는 촬영 공간이다. 프레임 안에서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웨딩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된다. 주말과 성수기에는 포토존 대기 줄이 길어진다.
성당 외부에는 테트라포트 디자인 조형물과 스토리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성당 옆 등대는 실제 기능이 없는 전시용이지만, 촬영 소품으로 활용된다.
오후 해 질 무렵 골든아워에 방문하면 주황빛 색감이 성당 외벽에 물들어 더욱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어 새벽 시간대를 선호하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죽성항 어촌과 고목 해송 산책

죽성드림세트장에서 죽성항까지는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다. 소규모 어촌 마을인 죽성항에서는 멸치를 말리는 풍경과 그물을 건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활 어촌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성당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죽성리 해송이 자리한다.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된 이 노거수는 6그루로, 수령이 250~300년에 이른다.
수관 지름 30m, 높이 20m 규모로 해송 옆 국수당에서는 정월 대보름마다 풍어제가 열린다. 서낭신을 모신 이 당은 마을 주민들의 신앙 공간이자 전통이 이어지는 장소다.
무료 입장에 연중무휴 개방

죽성드림세트장 외부는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휴무일은 따로 없어 연중 어느 때든 방문 가능하다.
대중교통으로는 동해선 기장역 1번 출구에서 기장6번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 자가용이나 택시를 권장한다.
죽성성당 인근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자가용 이용 시 편리하다. 문의는 기장군청(051-709-4000)으로 하면 된다.

죽성드림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지에서 관광 명소로 변모한 사례다. 바위 위 성당과 바다가 만든 풍경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인다.
겨울 바다의 적막과 성당 외관이 어우러진 지금, 죽성항 산책과 함께 기장 해안선을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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