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야경 즐기는 기지제 수변공원

바쁜 일상에 지쳐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복잡한 계획 없이도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전주시 덕진구 장동에 위치한 ‘기지제 수변공원’은 그런 순간에 딱 맞는 힐링 명소다.
1934년에 만들어진 고즈넉한 저수지를 중심으로 데크 산책로, 습지 생태공원, 야경 명소까지 갖춘 이곳은 평범한 하루에 특별한 여유를 선물해준다.
기지제 수변공원

‘기지제’라는 이름은 그 형태가 마치 베틀과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한적한 동네 안쪽에 자리한 이 인공 저수지는 90여 년의 세월을 지나며 전주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최근 조성된 수변공원 덕분에 이제는 전주를 찾는 여행자들에게도 알려진 소문난 나들이 명소다. 데크로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한 바퀴 걸으면 약 1시간 남짓.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갈대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은은한 물 내음이 마음까지 씻어주는 듯하다. 특히, 곳곳에 마련된 그늘막 벤치 덕분에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갈 수도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산책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갈대숲과 만성루

기지제 수변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풍경이다. 낮에는 억새와 갈대 사이를 누비는 곤충들, 수면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들, 그리고 습지 속을 지나는 수달의 모습까지 포착된다.
새소리가 가득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이곳이 분명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공원 안쪽에는 아름다운 ‘틀못다리’와 고풍스러운 정자 ‘만성루’가 자리하고 있어, 전통미와 자연이 어우러진 전주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460m 구간에 걸쳐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7,500여 본의 화초가 식재되어 있어 봄에는 백합, 여름에는 가우라베이비와 니포피아 등 형형색색의 꽃들로 물든다.
야경 명소

기지제 수변공원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야경’이다. 해가 지고 난 뒤, 호수 위로 드리워지는 아파트 불빛이 수면에 고스란히 반사되며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별다른 조명이 없어도, 잔잔한 물결 위로 번지는 불빛과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실루엣들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감성을 자극한다.
기지제 수변공원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문객은 내비게이션에서 ‘기지제 수변공원 주차장’을 검색하면 가장 가까운 위치로 안내받을 수 있다.

기지제 수변공원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전주의 일상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1934년에 만들어진 저수지가 시간이 흘러 생태공원으로 진화하며 시민들과 여행자 모두에게 열린 휴식처가 된 이곳. 갈대숲과 정자, 데크 산책로, 그리고 저녁의 잔잔한 호수까지 하루의 틈새를 채워줄 작은 여행지가 필요하다면, 기지제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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