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미로공원, 동북아시아 유일 랠란디 미로 체험

이른 아침 제주 동쪽 마을로 접어들면 짙은 초록빛 벽이 미로처럼 펼쳐진다. 사계절 푸름을 잃지 않는 나무들이 3m 높이로 솟아올라 길을 숨기고, 바람에 실려 오는 은은한 향기가 발걸음을 이끈다. 한겨울에도 상록수 터널 사이로 초록빛이 쏟아지는 이곳은 제주 자연이 품은 특별한 쉼터다.
1983년부터 12년에 걸쳐 완성된 이 공원은 우리나라 최초 미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다. 제주대학교 교수였던 프레드릭 더스틴이 세계적 미로 디자이너 에이드리언 피셔와 함께 설계했으며, 1만 그루가 넘는 랠란디나무가 만든 초록 미로는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다.
겨울에도 푸른 미로 속을 거닐며 고양이와 교감하고, 제주 화산석 송이를 밟는 감촉까지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12년 기다림 끝에 완성된 초록 미로의 탄생

김녕미로공원(제주시 구좌읍 만장굴길 122)은 만장굴과 김녕사굴 사이에 자리한 약 2,200평 규모의 공원이다.
1983년 더스틴 교수가 설계를 시작한 뒤 1987년 11월 11일 첫 랠란디나무를 심었으며, 나무가 충분히 자란 1995년에야 비로소 문을 열었다.
동북아시아 최초 전통 미로공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디자인부터 조성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자연의 성장에 맡겼기 때문이다. 개장 이후 400만 명 이상이 다녀간 이곳은 제주를 대표하는 체험형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사계절 푸른 랠란디나무가 만든 5.3km 미로

미로를 구성하는 랠란디나무는 영국에서 ‘살아있는 울타리’로 불리는 상록수다. 연간 1m씩 성장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며, 영하 25도 추위와 병충해에도 강해 제주 기후에 최적화되어 있다.
현재 3m 이상 자란 나무들이 약 5.3km에 이르는 미로 길을 따라 늘어서 있으며, 초록 벽 사이를 걷는 동안 은은한 향기가 정신을 맑게 만든다. 바닥에 깔린 제주 천연 화산석 송이는 원적외선 방사율 92~93%, 암모니아 탈취율 99%를 자랑하는 약알카리성 자원이다.
제주도에만 존재하는 이 화산석은 수백만 년에 걸친 110여 차례 화산 활동으로 생성됐으며, 항균 효과까지 지녀 맨발로 걷기에도 쾌적하다.
고양이왕국과 스탬프 미션이 선사하는 특별한 재미

미로 외부 공간에는 다수의 고양이가 자유롭게 거닐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코인으로 간식을 뽑아 직접 먹이를 줄 수 있으며, 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매표소에 비치된 약을 활용할 수 있다.
미로 곳곳에 숨겨진 디지털 및 종이 스탬프를 모두 수집하면 코인을 받아 뽑기 체험도 가능하다. 동백꽃밭을 비롯한 포토존, 자연 놀이터, 발자전거 등 가족 단위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2시간 이상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며 초록 미로와 붉은 꽃이 대비를 이루는 풍경을 선사한다.
매일 09시부터 17시 50분까지 연중무휴 개방

공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영업시간은 09:00~17:50, 입장 마감은 17:00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으로 9,900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30인 이상 단체는 할인이 적용된다. 36개월 미만 유아와 만 70세 이상, 중증 장애인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네이버 예약 시 1시간 후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공원 앞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제주시 중심부에서 101번, 701번, 710번 버스를 이용하면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인근 만장굴, 김녕사굴, 김녕해수욕장과 연계해 동부 관광 코스로 엮어 방문하면 하루 일정을 알차게 채울 수 있다.

김녕미로공원은 12년의 기다림 끝에 완성된 초록 미로와 제주 화산석 송이, 고양이 체험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더스틴 교수가 수익금 7억 7천만 원을 제주 지역 발전기금과 장학금으로 기부한 스토리는 이 공원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온 증거로 남는다.
한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미로 속을 거닐며 고양이와 교감하고 싶다면, 동백꽃이 만개한 김녕리로 향해 제주만의 초록빛 휴식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