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문광저수지
11월 16일까지 축제 개최

서론 가을이 깊어지면 대한민국은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지만, 유독 사진작가들의 새벽잠을 설치게 하는 ‘황금빛’ 풍경이 있다.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터널을 감싸 안고, 그 모습이 다시 수면 위에 고스란히 투영되는 곳. 바로 충북 괴산의 문광저수지다.
대부분의 단풍 명소가 산이나 평지에 자리한 것과 달리, 이곳은 저수지라는 독특한 수변 환경과 40년 넘게 가꿔온 은행나무길이 결합해 압도적인 데칼코마니 풍경을 선사한다.
11월 초 절정을 앞두고 2025년 축제까지 개막한 이곳은, 왜 수많은 방문객이 주말 새벽의 교통 체증까지 감수하며 달려가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문광저수지

문광저수지는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 16에 위치해 있다. 해가 뜨기 직전, 저수지에서 피어오른 몽환적인 물안개가 둑방길을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 사이로 스며들 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수많은 사진작가가 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드는 이유다. 바람이 없는 날이면 저수지는 거대한 거울이 되어, 푸른 가을 하늘과 400m에 달하는 황금빛 은행나무 터널을 그대로 비춰낸다.
핵심 포토존으로 꼽히는 흔들그네나 수변 데크에 서면, 마치 그림 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1977년 주민 기증으로 시작된 400m 황금 터널

이 장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본래 문광저수지는 1978년 인근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준공된 평범한 저수지였다.
하지만 저수지가 완공되기 1년 전인 1977년, 묘목 장사를 하던 이 지역 주민 故 김환인 씨가 고향 마을을 위해 은행나무 묘목 약 200그루를 기증했다.
주민들이 이 묘목을 둑방길을 따라 심고 40여 년간 정성껏 가꾼 결과, 지금의 양곡은행나무길이 탄생했다. 약 400m에 달하는 이 직선 구간은 가을이면 잎이 촘촘히 겹쳐지며 눈부신 황금빛 터널을 이룬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민들의 헌신으로 가꿔진 이 숲길은 이제 괴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입장료와 주차비 없는 2km 수변 둘레길

핵심 은행나무 터널을 감상했다면, 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약 2km 길이의 수변 산책로를 걸어볼 차례다. 많은 방문객이 400m 터널 구간에만 머무르지만, 저수지 둘레길은 한결 여유롭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숨은 보석이다.
수변 데크와 흙길이 적절히 조화된 이 산책로는 저수지에 비친 은행나무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문광저수지는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큰 장점을 가졌다.
괴산군소금랜드 인근에 제1, 2, 3주차장까지 넉넉한 무료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나, 단풍 절정기 주말에는 이른 아침에도 만차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도로까지 긴 대기 줄이 늘어설 수 있으므로, 가급적 평일이나 주말 이른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11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와 연계 여행 팁

2025년 가을, 이 황금빛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양곡 은행나무축제’가 10월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문광저수지 일원에서 열린다.
이 기간에는 지역 농산물 판매장터와 소소한 체험 행사가 함께 열려 가을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단풍은 11월 초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문광저수지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 괴산군의 또 다른 큰 행사인 ‘2025 괴산 김장축제’와 일정을 맞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장축제는 11월 6일부터 11월 9일까지 저수지와 멀지 않은 괴산유기농엑스포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황금빛 단풍과 함께 한국의 독특한 김장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문광저수지는 단순한 단풍 명소가 아니다. 1977년 한 주민의 기증으로 시작된 숲이 40여 년의 세월을 만나 저수지의 물안개, 그리고 가을의 반영과 어우러져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다.
입장료와 주차비 부담 없이 24시간 내내 이 절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만,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잊을 수 없는 인생 사진을 원한다면 이른 새벽의 물안개를, 여유로운 산책을 원한다면 평일 방문을 강력히 추천한다. 11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축제 기간을 놓치지 말고 올가을 가장 눈부신 황금빛 추억을 담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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