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원에서 반값이 또 할인이 된다고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성곽길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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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
백제 왕도의 숨결을 품은 세계유산

공주 공산성 성곽
공주 공산성 성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강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면서,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발 약 110m의 공산 위에 자리한 공산성은 백제의 도읍이던 시기에 왕성이 있었던 곳이자 조선시대까지 지방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온 유서 깊은 산성이다.

성곽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옛 왕국의 흔적과 공주 시내의 전망이 동시에 맞물려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 그 풍경 속을 찬찬히 걷다 보면 삼국시대의 숨결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공주 공산성

공주 공산성
공주 공산성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로 280에 위치한 공산성은 자연 지형을 둘러싸듯 포근하게 감싼 포곡형 산성으로, 백제 성왕이 부여로 천도하기 전까지 왕궁이 있던 도성이었다. 왕국의 흥망과 전란의 그림자가 이 성을 수차례 스쳤지만, 그 흔적을 품은 채 지금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곽은 동서 약 800m, 남북 약 400m 규모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남문인 진남루와 북문인 공북루가 우뚝하게 서 있다. 동문과 서문은 한동안 터만 남아 있었지만 제대로 된 모습을 되찾기 위해 각각 영동루와 금서루로 복원되었다. 특히 연지 주변은 과거 왕궁 시설의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다.

또한 공산성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백제 멸망 직후 의자왕이 잠시 머물렀던 기록이나 통일신라 시대 김헌창의 난이 일어난 배경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무대이기도 했다. 단순한 성곽을 넘어 오랜 시간 왕도와 군사 중심지의 역할을 이어온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성곽길 위에서 펼쳐지는 공주의 전경

공주 공산성 공북루
공주 공산성 공북루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문을 지나 성곽길은 길 자체가 크게 가파르지 않아 누구나 천천히 산책하듯 걸을 수 있으며, 곳곳에서 공주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이어진다. 금강을 굽어보는 지점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고요한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담기면서 여행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조용한 숲길과 넓게 펼쳐진 잔디 공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북문 위에 자리한 공북루는 ‘북쪽을 굽어본다’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과거 군사적 감시 기능을 수행하던 중요한 건물이었다. 지금은 성곽 산책의 대표적인 포토 스폿으로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다.

늦은 오후와 밤 시간대의 분위기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공산성 일원에는 포토존이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고, 특정 시기에는 미디어아트로 꾸며진 야간 경관이 펼쳐져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낮에는 잔잔한 고즈넉함이 매력적이라면, 밤에는 화려한 빛과 성벽의 실루엣이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금서루의 장엄함

공주 공산성 야경
공주 공산성 야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영호

서문 금서루는 공산성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성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선들은 한국의 성곽 가운데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백제 왕도였던 시절의 위엄을 상상하게 한다.

이곳에서는 ‘웅진성수문병근무교대식’이 진행되어 전통 복식을 갖춘 수문병들의 행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웅장한 성문과 금강을 향한 바람, 북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의식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하다.

금강신관공원에서 밤풍경을 감상하면 성벽이 빛에 물들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과거와 현재가 금강 위에서 잠시 마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공산성 산책로
공산성 산책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성은 여행자의 편의를 위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운영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 마감은 종료 30분 전이며 1월 1일과 설·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성인 요금은 3천 원이며 청소년·군인 2천 원, 어린이는 1천 원이다.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인원 기준에 따라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

온누리공주시민 카카오톡 간편가입을 이용하면 입장료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는데, 근처 매표소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바로 가입이 가능하다. 공산성뿐만 아니라 무령왕릉, 석장리 박물관 등 주요 사적지에서도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쏘카 대여비 할인과 온누리공주 가맹점의 추가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뒤따른다.

공산성에서 본 풍경
공산성에서 본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산성은 단순한 옛 성곽이 아닌, 백제 왕도의 중심이었던 역사를 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살아 있는 유적이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왕궁터의 흔적부터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 밤마다 색을 바꾸는 성벽의 빛까지 다양한 매력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접근성과 편의시설도 뛰어나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공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공산성은 반드시 코스에 넣어야 할 장소다.

천천히 걸으며 이곳의 시간을 느껴 본다면, 여행이 주는 감동이 한층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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