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힘들다면 여기로 가보세요”… 입장료 3천 원으로 즐기는 유네스코 가을 단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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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성곽 위 붉게 물든 단풍
금강 따라 걷는 2.6km 단풍 트레킹

공산성 금서루
공산성 금서루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의 끝자락, 11월에 접어들며 단풍은 이제 산 정상에서 도시의 낮은 곁으로 내려왔다. 고된 등산 대신 여유로운 산책으로 계절의 마지막을 만끽하고 싶다면,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로 눈을 돌릴 때다.

금강변을 따라 붉게 번지는 1,500년 성곽의 윤곽은 오직 이곳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압도적인 가을 풍경이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공산성은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가장 화려한 옷을 입는다. 3천 원의 입장료와 무료 주차라는 실용성, 그리고 수도권에서도 1시간 30분이면 닿는 뛰어난 접근성까지 갖춰 주말 당일치기 여행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주 공산성

금강 공산성
금강 공산성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산성은 11월 1일부터 동절기 운영 시간에 들어갔다. 하절기(3~10월)에는 오후 6시까지 입장이 가능했지만,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17:00)에 입장과 관람이 모두 마감된다. 매표는 최소 마감 30분 전인 16시 30분까지 완료해야 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반가운 점은 주차 요금이다. 공산성 금서루(남문)와 공북루(북문) 양쪽에 마련된 넓은 주차장은 모두 무료로 운영돼 방문객의 부담이 적다.

1,500년 왕성을 걷는 2.6km 성곽 트레킹

공산성 정자
공산성 정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산성의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로 280’이다. 이곳은 단순한 성곽이 아닌, 백제의 아픈 역사와 부흥의 의지가 담긴 왕성이었다.

475년 고구려에 수도 한성을 빼앗긴 백제 문주왕이 웅진(오늘날의 공주)으로 천도하며 왕궁을 둔 곳이 바로 이곳, 당시 ‘웅진성’이라 불렸던 공산성이다.

해발 110m의 능선과 계곡을 감싸 안은 포곡형(包谷形) 산성으로, 성벽의 총 길이는 약 2,660m(2.66km)에 달한다. 성곽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데는 성인 걸음으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공산성 야간 산책
공산성 야간 산책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트레킹 코스는 매표소가 있는 금서루(서문)에서 시작해 성벽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입은 완만한 흙길로 시작하지만, 진남루(남문)를 지나 동문으로 향하는 길에는 다소 가파른 계단 구간이 섞여 있어 편안한 신발은 필수다.

성곽길의 백미는 단연 공산성 너머로 펼쳐지는 금강의 유려한 곡선이다. 특히 백제 시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을 지나 만나는 공북루(북문)와 공산정 부근은 성벽과 단풍, 그리고 강물이 어우러지는 최고의 조망 지점이다.

공주 공산성
공주 공산성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공산성은 사적 제1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성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제와 조선의 시간이 겹쳐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제 시대에는 주로 흙으로 성을 쌓았다(토성). 현재도 서쪽 성벽 구간에는 당시의 토성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후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 인조와 선조 때 석성(돌성)으로 대대적인 개축이 이루어졌다. 지금 우리가 걷는 견고한 석성 대부분은 조선 시대의 유산이다.

공주 공산성 공북루
공주 공산성 공북루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 안에는 금서루, 진남루, 공북루, 동문루(잠종루) 등 4대 문루가 복원되어 있으며, 인조가 이괄의 난(1624년)을 피해 잠시 머물렀던 쌍수정, 연못과 누각이 아름다운 광복루 등 다양한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살아있는 역사 체험

공주 공산성
공주 공산성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산성은 단순한 유적지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하는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매주 주말(4월~11월, 혹서기/혹한기 제외) 금서루에서는 백제 왕국의 위엄을 재현하는 ‘웅진성수문병근무교대식’이 펼쳐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깊이 있는 역사를 알고 싶다면 문화유산 해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금서루 앞 안내소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동절기(11~2월) 기준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2시, 3시 등 하루 5회 정시 해설이 무료로 진행된다. (하절기에는 오후 4시 해설 추가)

공산성 가을 풍경
공산성 가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풍이 지기 전 마지막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1,500년의 역사가 흐르는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산성이 현명한 답이 될 것이다. 도보 15분 거리에 무령왕릉과 송산리 고분군, 국립공주박물관이 있어 완벽한 백제 역사 기행 코스를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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