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계룡산 신원사, 전국 유일 현존 산신제단 중악단이 품은 명성황후와 순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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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1년 백제 창건, 보물 1293호 무료 개방

공주 신원사 겨울
공주 신원사 겨울 / 사진=계룡산 신원사 횸페이지

1월의 계룡산은 천황봉에서 흘러내린 설경이 산자락을 하얗게 감싸며 고요한 겨울빛을 내려놓고 있다. 그 깊은 산세 한가운데, 백제 의자왕 11년(651년)에 창건된 신원사가 천년의 시간을 품은 채 자리한다.

특히 전국 유일의 현존 산신 제단인 중악단은 묘향산 상악단, 지리산 하악단이 모두 소실된 지금 더욱 귀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인 이 사찰을, 새해 겨울 여행지로 찾아보았다.

보덕화상이 세운 백제의 사찰, 1,400년을 건너다

공주 신원사 모습
공주 신원사 모습 / 사진=공주 공식 블로그 강정임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11년(651년) 열반종 개산조 보덕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신라 말 도선국사가 중창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현재 위치로 옮겨 재건됐다.

1876년에는 사찰 건물을 중수했으며, 1879년(고종 16년)에는 명성황후가 국가 안녕과 왕실 강녕을 염원하며 중악단을 재건했다.

게다가 동학사, 갑사와 함께 계룡산 3대 사찰로 손꼽히며,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로서 오랜 법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 덕분에 백제부터 조선, 대한제국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진 역사적 가치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명성황후가 순종 탄생을 기원한 중악단, 그 영험의 기록

공주 신원사 중악단
공주 신원사 중악단 / 사진=공주 공식 블로그 강정임

중악단은 조선 태조가 1394년 창건한 산신 제단으로, 1651년(효종 2년) 폐지됐다가 1879년 명성황후가 재건한 곳이다.

당시 명성황후는 이곳에서 왕실의 강녕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고, 1875년 11월 순종이 탄생하며 그 영험함이 실제 기록으로 남았다. 반면 1895년 10월 8일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된 뒤, 이 공간은 황후를 추모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현재도 매년 10월 8일 전후로 명성황후 추모 천도재가 열리며 그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한편 중악단은 1999년 3월 2일 보물 제1293호로 지정돼 문화유산으로서 공인된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보 괘불탱과 2023년 준공된 명상센터가 공존하는 공간

마휴힐링명상센터
마휴힐링명상센터 / 사진=계룡산 신원사 횸페이지

신원사는 1999년 지정된 국보 제299호 노사나불 괘불탱을 비롯해 대웅전, 영산전, 노사나전, 독성각 등 전통 사찰 건축물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2023년 7월에는 마휴힐링명상센터가 준공돼 9월부터 본격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주 월·수·금·토·일요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여러 가지 명상수행 프로그램이, 매주 화요일 저녁에는 소리명상 국악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편이다.

게다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 중으로, 전통 불교 수행과 현대 명상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인 셈이다. 이 덕분에 역사 문화유산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힐링 체험까지 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신원사 방문 정보

공주 신원사 대웅보전
공주 신원사 대웅보전 / 사진=공주 공식 블로그 박진희

신원사(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다.

다만 운영 시간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방문 전 전화(041-852-4230)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템플스테이나 명상 프로그램 참여를 원할 경우 마휴명상센터(010-2952-0108)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봄에는 오래된 벚꽃과 철쭉이 피고, 여름에는 600년 수령의 배롱나무 꽃이 만개하며,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펼쳐진다. 특히 여름 배롱나무 만개 시기에는 사진 동호인들이 많이 찾아오므로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게 좋다.

공주 신원사 설경
공주 신원사 설경 / 사진=계룡산 신원사 횸페이지

백제 651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신원사는 역사와 신앙,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명성황후가 기원했던 중악단, 국보 괘불탱, 600년 수령의 배롱나무가 함께 숨 쉬는 이곳은 시간이 켜켜이 쌓인 문화유산 그 자체다.

천년 사찰의 고요함 속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면, 겨울 설경이 펼쳐진 지금 계룡산 자락의 이 특별한 사찰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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