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만 보러 가기 시시하다면?”… 낮엔 단풍, 밤엔 미디어아트 만나는 ‘빛’의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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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 대가야수목원
빛의 숲 개장

대가야수목원 가을 전경
대가야수목원 가을 전경 / 사진=고령군 공식 블로그 이형준

가을이 깊어지면 많은 이들이 붉게 물든 숲을 찾아 떠난다. 경북 고령의 대가야수목원은 본래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인 ‘숨은 단풍 명소’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25년 가을, 이곳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목적지로 거듭났다.

지난 9월 5일, 총 6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야간 경관 명소 대가야 빛의 숲이 공식 개장하면서, 이곳은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얼굴의 수목원이 되었다.

낮에는 고즈넉한 단풍을 무료로 즐기고, 밤에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를 유료로 체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고령 대가야수목원

대가야수목원 다리
대가야수목원 다리 / 사진=고령문화관광

대가야수목원은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성산로 46에 자리한다. 이곳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밤’이다. 고령군이 약 3만㎡에 달하는 부지에 총 62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대가야 빛의 숲은 단순한 야간 조명이 아니다.

바다, 사막, 극지방 등 7가지 테마로 구성된 경관 조명과 포토존, 그리고 숲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미디어 프로젝션,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가 결합된 첨단 콘텐츠다.

이는 고령군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한 핵심 사업이다. 낮에만 머물다 가는 관광지가 아닌, 하룻밤 묵어가는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낮과 밤, 두 개의 운영 시간과 요금

대가야빛의숲
대가야빛의숲 / 사진=고령군 공식 블로그 강혜란

이곳은 주간과 야간 운영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주간 수목원은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하며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다.

야간 개장(대가야 빛의 숲)은 동절기(10~3월) 오후 5시~밤 10시, 하절기(4~9월) 오후 6시~밤 10시 운영하며 유료다.

관외 성인은 1만 원(5천 원 상품권 환급), 어린이·노인은 5천 원(3천 원 환급)이다. 고령군민은 주소 확인 후 무료 입장 가능하며, 관내에서 당일 1만 원 이상 지출한 영수증이 있으면 입장료가 면제된다.

단풍 속 힐링, 수석과 향기체험실

대가야빛의숲 모습
대가야빛의숲 모습 / 사진=고령군 공식 블로그 강혜란

산림문화전시실 외에도 다양한 실내 시설이 주간 방문객을 맞이한다. ‘수석 전시실’에는 전국 수집가들이 기증한 희귀하고 독특한 형태의 수석들이 전시되어 자연이 빚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향기체험실’에서는 다양한 식물에서 추출한 향을 직접 맡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힐링 체험이 가능하다.

가을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 ‘녹화기념숲’에서 ‘금산재’로 이어지는 완만한 산책로는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화려한 단풍잎이 쏟아지는 이 길은 주간 방문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대가야수목원 미디어아트 전시관
대가야수목원 미디어아트 전시관 / 사진=고령군 공식 블로그 강혜란

대가야수목원은 2025년 가을,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특별한 장소로 다시 태어났다. 넉넉한 주차 공간(소형 120대, 대형 10대)은 여전히 무료로 제공되며, 정기 휴무일(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은 주간과 야간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떤 경험을 원하든 선택은 방문객의 몫이다. 비용 부담 없이 고요한 가을 단풍을 만끽하고 싶다면 낮에, 62억 원이 투입된 화려한 빛의 축제와 미디어 아트를 경험하고 싶다면 밤에 방문하면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고령의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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