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선정”… 운전 내내 바다 옆을 달리는 드라이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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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동해 해안
대한민국이 공인한 ‘가장 아름다운 길’

고성 동해 해안길 전경
고성 동해 해안길 전경 / 사진=경상남도청

누구나 한 번쯤 자동차 핸들을 잡고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모든 해안도로가 같은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어떤 길은 바다와 적당한 거리를 두지만, 어떤 길은 파도가 차창을 때릴 듯 아슬아슬하게 해안에 붙어 달리며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경상남도 고성군에 바로 그런 길이 있다. 단순한 지방도가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그 가치를 인정한 공식적인 ‘작품’이다. 오늘은 그 길의 진짜 매력을 파헤쳐 본다.

고성 동해 해안길 드라이브

동진교
동진교 / 사진=고성군청 공식블로그

고성 동해 해안길은경상남도 고성군 동해면 양촌리 동진교 일대에서 시작해 동해면의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 77호선의 일부 구간이다. 이 길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다.

이미 2006년,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공인된 명소다. 이는 전국의 수많은 길 중에서 경관, 환경, 역사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 아름다움을 국가가 인증했다는 의미다.

동해 해안길 드라이브
동해 해안길 드라이브 / 사진=고성군청 공식블로그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고성만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복잡한 해안선이 특징인 ‘리아스식 해안’의 정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육지가 침강하거나 해수면이 상승하여 형성된 이 지형은 잘게 쪼개진 만과 반도를 만들어냈고, 도로는 이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분리될 수 없는 운명처럼 나란히 달리게 됐다.

덕분에 운전자는 마치 잔잔한 호수 같은 고성만 바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듯한 비현실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이는 멀리서 바다를 조망하는 대부분의 해안도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성 해안도로만의 핵심적인 매력이다.

고성과 창원을 잇는 390m의 관문

동진교와 드라이브 길
동진교와 드라이브 길 / 사진=고성군청 공식블로그

이 아름다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구조물은 바로 동진교다. 고성군 동해면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을 잇는 이 다리는 총연장 390m, 왕복 2차로 규모로 국도 77호선의 핵심 길목 역할을 한다. 과거 내륙으로 멀리 돌아가야 했던 두 지역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며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진교의 가치는 기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다리 위에서 잠시 속도를 줄이면, 좌우로 펼쳐진 고성만의 고요하고 드넓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다리 아래 작은 어촌 마을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많은 여행자들이 다리를 건너기 전후로 잠시 차를 세우고 이 풍경을 사진에 담는 이유다.

다만, 다리 위는 주정차가 금지되어 있고 의외로 통행량이 많고 차량 속도가 빠르므로,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다리 아래 풍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동진교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난 작은 길로 진입해 다리 하부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길 위에서 만나는 쉼표

고성 동해 해안길 드라이브
고성 동해 해안길 드라이브 / 사진=고성군청 공식블로그

동진교를 건너 본격적으로 해안도로에 들어서면 왜 이 길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는지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자동차 창문을 내리면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실내를 가득 채우고,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바닷물이 닿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약 5분 정도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해맞이공원이라는 완벽한 쉼터가 나타난다. 이름처럼 일출 명소로도 유명한 이곳은 넓은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을 갖추고 있어 드라이브 중 잠시 쉬어가기에 최적의 장소다.

동해 해안길
동해 해안길 / 사진=고성군 공식블로그

고성 동해 해안길은 특정 장소를 향해 달려가는 길이 아니라, 길 위에서의 모든 순간이 목적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바다 풍경이 액자처럼 펼쳐진다.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윤슬, 포구에 한적하게 정박한 작은 어선들,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푸른 소나무 숲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파노라마다. 특히 하늘이 높아지고 공기가 상쾌해지는 지금과 같은 가을의 문턱에서 이 길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번 주말, 내비게이션에 최종 목적지를 입력하는 대신 그저 동진교를 경유지로 설정하고, 대한민국이 인정한 가장 아름다운 길 위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흘려보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당신의 주말이 그 어떤 여행보다 더 충만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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