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는 사람 구경만 했죠”… 인파 없는 벚꽃길 따라 걷는 숨겨진 봄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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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숨은 봄 명소 3곳

고성 금강산 건봉사
고성 금강산 건봉사 / 사진=고성 공식 블로그

벚꽃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계절, 봄. 매년 어디를 갈지 고민이라면,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강원도 고성을 추천한다.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고즈넉한 고찰과 조선의 향기가 배어 있는 유적지를 따라 걷는 고성의 봄길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고성의 대표 고찰 ‘건봉사’, 옛 선비의 숨결이 남아 있는 ‘간성향교’, 그리고 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한 ‘화암사’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건봉사

고성 금강산 건봉사 벚꽃
고성 금강산 건봉사 벚꽃 / 사진=고성 공식 블로그

고성의 대표 사찰 중 하나인 건봉사는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역사와 평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백제시대에 창건된 후 조선시대에 중창되어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며, 분단 이전까지는 금강산 유점사와 쌍벽을 이루던 금강산 제일의 사찰로 알려져 있었다.

봄이면 사찰 주변으로 연분홍 진달래와 산벚꽃이 피어나, 차분한 경건함과 생기 있는 자연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풍경을 완성한다.

간성향교

고성 간성향교
고성 간성향교 / 사진=고성 공식 블로그

고성 읍내 중심부에 위치한 간성향교는 외관만 보면 단순한 고건축물로 보일 수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조선 선비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건물은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배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명륜당과 대성전 사이의 돌계단을 따라 걷는 길이 인상적이다.

봄날이면 이곳에도 고즈넉한 벚꽃이 피어나, 붉은 기와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조선의 한 장면을 걷는 듯한 착각을 준다. 관광객이 붐비지 않아 조용히 사색에 잠기기에 좋다.

화암사

고성 화암사
고성 화암사 / 사진=고성 공식 블로그

화암사는 이름처럼 ‘꽃과 바위의 절’이라는 뜻을 지닌 고찰이다. 고려시대 창건된 사찰로, 오랜 역사와 더불어 특유의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봄철 여행지로서 특별함을 더한다.

화암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비교적 험하지 않아 가벼운 등산 겸 사찰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특히 봄이면 사찰로 올라가는 숲길에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해, 계절의 전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고성 화암사 벚꽃
고성 화암사 벚꽃 / 사진=고성 공식 블로그

북적이지 않아 더 좋은 고성의 봄 여행지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 더없이 좋은 선택지다.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건봉사, 선비 정신이 깃든 간성향교, 자연과 하나 되는 화암사는 각각의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짧은 주말이라도 좋다. 사람들의 발길이 덜 닿은 고요한 산사와 향교를 따라 걸으며, 봄이 스며드는 순간을 차분히 마주해보자.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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