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물이 봉안됐는데도 이렇게 고요할 수가”… 문화유산까지 한 경내에 모인 천년 산사

연악산 자락에 숨겨진 구미 수다사는 보물급 문화재를 품은 채 고즈넉한 숲속의 평온함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구미 수다사
구미 수다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핵심 요약

  • 구미 연악산 수다사는 보물 영산회상도와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봉안한 천년 고찰입니다.
  • 네비게이션에 수다사길 183을 입력하면 구미 시내에서 차로 40분 만에 도착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입니다.
  • 사찰 입구의 반야교를 건너 진입한 뒤 스님들이 직접 가꾼 텃밭과 정원을 따라 고즈넉한 경내를 산책하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초여름 산기슭에 올라서면 숲이 짙게 닫혀 있다. 빛은 나뭇잎 사이로 간신히 새어들고, 바람 한 줄기가 땅 위의 고요를 건드린다. 그 고요 속에서 사찰 하나가 모습을 드러낼 때, 방문객은 어느새 속도를 늦추고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고르게 된다.

구미 시내의 번잡함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이 공간은 흔히 드러나지 않는다. 임진왜란 당시 만여 명의 승병이 모여 의국법회를 열었다는 전승이 남아 있고, 국가가 보물로 지정한 불화와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이 함께 봉안된 사찰이지만, 대중에게는 소박한 산사로만 알려져 있다.

그 사찰이 바로 연악산 자락의 수다사다. 텃밭과 정원이 잘 가꿔져 있는 이곳에서, 단순한 풍경 너머로 층층이 쌓인 역사의 깊이를 만날 수 있다.

연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수다사의 천년 연원

구미 수다사 모습
구미 수다사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수다사(경상북도 구미시 무을면 수다사길 183)는 연악산 상봉인 미봉에 피었다는 흰 연꽃 설화에서 비롯된 사찰이다. 전승에 따르면 신라 문성왕 때 진감국사 혜소가 절을 세우고 연화사라 불렀으며, 이후 성암사를 거쳐 오늘날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1185년에는 각원대사가 중창하며 성암사로 개칭했고, 1572년 승려 유정이 다시 중창한 뒤 수다사라는 이름이 자리를 잡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사찰은 이후 화옹, 해유, 학의로 이어지는 화엄승 법맥이 주지를 이어간 법손 사원으로 전해지며, 조선 성종 때에는 효령대군의 지원을 받은 사찰로도 기록되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무을면 상송리 산12번지 일대의 조용한 산자락에 자리한다.

보물 영산회상도와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이 봉안된 공간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목조아미타여래좌상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수다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문화재의 밀도다. 대웅전 안에는 조선 인조 27년인 1649년에 조성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으며, 이 불상은 2011년 9월 5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구조이며, 내부 분위기는 소박하면서도 단단하다. 한편 사찰에는 조선 후기에 조성된 석가모니 후불탱화인 영산회상도가 전하는데, 이 1폭짜리 괘불형 불교회화는 2010년 2월 24일 보물로 지정됐다.

수다사의 명부전 역시 1979년 12월 18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제139호로 지정된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형식이며 1982년과 1992년 두 차례 중수된 것으로 전한다.

1772년 동종·삼층석탑과 경내 풍경

수다사 삼층석탑
수다사 삼층석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수다사 대웅전 경내에는 1772년에 제작된 동종이 남아 있으며, 삼층석탑도 전해져 사찰의 석조 유물로 소개된다. 무엇보다 이 사찰이 산책지로 알려진 이유는 경내 곳곳에 자리한 자연 덕분이다.

스님들이 직접 가꾸는 텃밭과 정원이 사찰 분위기에 생기를 더하며, 산자락 숲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은 복잡한 일상을 잊기에 충분하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만여 명의 승병이 모여 의국법회를 열었다는 전승이 흐르는 땅 위에서, 지금은 조용한 산책과 사색이 이루어진다.

상시 개방·무료 주차, 구미 시내에서 40분

수다사 풍경
수다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성근

수다사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있으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입구에는 반야교를 건너 진입하는 동선이 갖춰져 있고, 사찰 앞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방문이 편리하다.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구미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내비게이션에 ‘수다사길 183’을 입력하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문의는 054-481-9338로 가능하다.

수다사 대웅전
수다사 대웅전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성근

천 년 가까운 세월을 담은 사찰치고 수다사는 놀랍도록 조용하다. 보물 한 점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여러 점이 한곳에 모여 있음에도 번잡하지 않고, 역사의 무게를 지니면서도 일상의 산책처럼 다가온다. 그것이 이 사찰의 진짜 매력이다.

구미를 여행하거나 경북 일대를 지나는 길이라면, 연악산 자락의 이 작은 산사에 잠시 발길을 멈춰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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