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릉 억새 봉분과 한강변 공원, 겨울에 즐기는 구리 여행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는 겨울 아침,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한 공간을 찾아 나선다. 서울 근교라고 하기에는 너무 고요하고, 여행지라고 부르기에는 접근성이 뛰어난 곳. 이곳은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조선 최대 왕릉군부터 고구려 유적, 계절마다 만발하는 꽃단지, 황톳길이 이어지는 호수공원까지. 네 곳 모두 입장료가 무료이며, 각기 다른 매력을 간직하고 있어 하루 동안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역사 탐방과 자연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 코스는, 가족 나들이부터 연인 데이트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셈이다.
고구려대장간마을, 고구려 문화를 체험하는 유적 테마공원

고구려대장간마을(경기도 구리시 아차산로 645)은 아차산 자락에 자리한 고구려 전문박물관이다. 2008년 개장 후 아차산 출토 고구려 유물을 상설 전시하며,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고구려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차산은 해발 300m 남짓한 산으로 40분 정도 오르면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능선을 따라 봉우리마다 자리한 보루는 약 20여 개에 이르며, 삼국시대 한강을 둘러싼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2004년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되었다. 박물관과 등산로를 함께 즐기며 고구려 역사를 체감할 수 있다.
동구릉,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가 잠든 조선 최대 왕릉

동구릉(경기도 구리시 동구릉로 197)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약 450년간 조성된 왕릉군이다. 1408년 태조 승하 후 능지로 정해진 이곳은 이후 문종, 선조, 현종, 영조, 헌종 등의 능이 차례로 조성되며 동구릉이 되었다.
단릉, 쌍릉, 합장릉 등 다양한 형태의 능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조선 왕릉 양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건원릉은 봉분에 억새를 입혔는데, 태종이 고향을 그리워한 아버지를 위해 함경도 흙과 억새를 가져와 덮어주었기 때문이다.
능 주변 소나무는 능상 쪽으로 휘어진 모습이 신하가 임금에게 경배하는 자세와 같아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입장료는 대인 1,000원이며, 18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다.
구리한강시민공원, 유채와 코스모스가 계절마다 물드는 강변 공원

구리한강시민공원(경기도 구리시 코스모스길14번길 249)은 한강변에 조성된 꽃단지로 시민들의 휴식처다. 등수국터널, 유채·코스모스단지, 가족힐링 캠핑장, 산책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5월에는 유채꽃축제가, 가을에는 코스모스축제가 열리며 다채로운 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가족힐링 캠핑장은 야영과 취사는 불가하지만 그늘목,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원은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는 약 800여 대 규모로 최초 30분 무료, 1시간 이내 1,000원이다.
장자호수공원, 황톳길과 장미원이 있는 생태 복원 공원

장자호수공원(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878)은 한때 오폐수로 악취가 나던 장자 못을 수질 개선 사업으로 복원한 근린공원이다. 산책로, 황톳길,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 있으며 장미원, 장자호수생태체험관 등의 시설을 갖췄다.
황톳길은 맨발 걷기를 즐기는 시민들이 특히 찾는 명소이고, 장미원에서는 초여름 장미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야외무대에서는 주말마다 음악회, 전시회가 열리며, 생태체험관에서는 학생과 시민 대상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원은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구리는 조선 왕릉의 역사적 무게감과 고구려 유적의 고대 기록,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단지의 생동감, 생태 복원 공원의 평온함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네 곳 모두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부담 없이 하루를 설계할 수 있는 셈이다.
역사를 거닐고 자연을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겨울 햇살이 따스한 주말에 구리로 향해 네 곳을 차례로 둘러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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