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고요보다 싸면서 규모는 더 큰데?”… 13개 정원에 봄꽃 피는 전남 제1호 공립수목원

구례수목원, 지리산 품에서 꽃피운 13개 주제정원

구례수목원 전경
구례수목원 전경 / 사진=지리산정원

지리산 자락이 서서히 겨울 빛을 털어내는 이른 봄, 산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꽃 냄새가 가장 먼저 닿는 곳이 있다. 아직 찬기가 가시지 않은 공기 속에서도 납매와 풍년화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며, 계곡 바람을 타고 봄의 도착을 알리는 것이다.

전라남도에서 유일하게 공립수목원으로 등록된 이 공간은 10년에 걸친 조성 끝에 완성됐다. 2020년 전라남도 제1호 공립수목원으로 공식 등록되기까지 조성사업과 특성화사업이 각각 5년씩 이어졌으며, 54만㎡(16만 3,350평)가 넘는 산림 위에 1,148종 12만 5천여 본의 식물이 뿌리를 내렸다.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부터 초겨울 정취까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내미는 13개 주제정원은 한 번의 방문으로 담기 어려운 풍경을 품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 조성된 공립수목원의 입지

구례수목원
구례수목원 / 사진=지리산정원

구례수목원(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탑정리 산92-4번지 일원)은 지리산 국립공원 인근 산림 54만 111㎡ 위에 자리한 전라남도 제1호 공립수목원이다.

2009년 조성사업을 시작해 2014년까지 기반을 닦았고, 이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특성화사업으로 13개 주제정원을 완성했다. 2020년 3월 1일 공식 등록을 마쳤으나 곧이어 여름 집중호우로 탐방로와 연못 일부가 피해를 입었고, 이듬해 복구 작업을 마친 뒤 2021년 5월 15일 정식 개관했다.

지리산의 풍부한 식물유전자원을 보전한다는 목적이 조성의 배경이었으며, 지금도 목본 606종, 초본 542종이 계절마다 다른 방식으로 피고 진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13개 주제정원의 꽃 풍경

구례수목원 봄 풍경
구례수목원 봄 풍경 / 사진=지리산정원

수목원 안에는 봄향기원, 진달래원, 기후변화테마원, 서어나무원, 테라피원, 외국화목원, 그늘정원, 조류생태원, 계류생태원, 입구정원, 지리산종보존원, 어린이놀이숲, 겨울정원이 각각의 개성으로 펼쳐진다.

봄에는 삼지닥나무, 철쭉, 수선화, 히어리, 무스카리가 차례로 피어나며, 5월 이후에는 목련, 붓꽃, 작약이 뒤를 잇는다.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수국이 절정에 이르고, 여름 끝자락부터 가을까지는 무궁화와 벌개미취가 공간을 채운다.

10월이면 서어나무와 단풍나무의 단풍이 산비탈을 물들이며 계절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겨울 정원에서는 납매와 애기동백나무가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꽃을 피워 방문객을 맞이하는 셈이다.

숲해설·유아숲체험과 연계 관광 정보

구례수목원 산책로
구례수목원 산책로 / 사진=지리산정원

8,390m 순환 탐방로와 450m 생태관찰로가 수목원 전체를 이어주며, 걷는 거리와 시간은 방문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미꾸라지잡기, 매미잡기, 앙금플라워 만들기, 솔방울 열매체험이 운영되며 숲해설가와 유아숲지도사가 함께한다.

초·중·고 대상 숲해설 프로그램도 자연물 키트와 온라인 영상을 활용해 진행된다. 방문자센터와 식물판매장, 카페도 자리하고 있어 탐방 전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구례군 광의면에는 193ha 규모의 지리산정원이 있어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 연결하기 좋으며, 2024년 10월 전라남도 제3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공간이다.

입장료와 이용 안내

구례수목원 풍경
구례수목원 풍경 / 사진=지리산정원

입장료는 어른 개인 2,000원, 단체(20명 이상) 1,600원이다. 청소년·군인은 개인 1,500원, 단체 1,200원이며, 어린이는 개인 1,000원, 단체 800원이 적용된다.

운영 시간은 09:00~18:00이며, 입장 마감은 17:00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이고 주차장 역시 마련되어 있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섬진강과 화엄사 등 인근 명소와 가까워 당일 코스는 물론 1박 2일 여행으로도 구성하기 좋다. 대중교통으로 방문할 경우 구례구역 또는 구례버스터미널에서 택시나 농어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례수목원 모습
구례수목원 모습 / 사진=지리산정원

10년의 시간이 만든 이 수목원은 식물 정보를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리산의 사계를 온몸으로 느끼는 곳이다.

12만 본이 넘는 식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감각을 건네며, 한 번의 방문이 두 번, 세 번의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

진달래가 산비탈을 붉게 물들이는 4월이든, 수국이 넘실대는 7월이든, 계절에 맞는 정원 하나를 목적지로 삼아 지리산 자락의 수목원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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