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대 매화를 무료로 본다고?”… 3월부터 절정인 천연기념물 봄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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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 지리산 품에 깃든 봄의 성지

구례 화엄사 매화
구례 화엄사 매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른 봄의 공기는 아직 차갑지만, 지리산 자락 어딘가에서는 이미 봄이 시작되고 있다. 빛바랜 기왓장 너머로 붉은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 천년을 버텨온 돌과 나무가 새 계절을 맞는다. 3월의 문턱에서 가장 먼저 봄을 열어젖히는 풍경이다.

지리산 서쪽 기슭에는 1,4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사찰이 있다. 국보 4점과 천연기념물 매화 2종을 동시에 보유한 이 공간은 전국 어디서도 찾기 어려운 결합이다. 올해로 제6회를 맞은 화엄매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가 총상금 1,000만 원 규모로 열리면서, 이 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홍매화와 450년 수령의 들매화, 그리고 국보급 문화재가 한 경내에 어우러진 이 특별한 공간이 봄 여행의 목적지가 되기에 충분한 이유다.

544년 백제에서 시작된 지리산 대사찰의 역사

구례 화엄사
구례 화엄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화엄사(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는 544년 백제 성왕 22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이후 643년 선덕여왕 12년 자장율사가 증축하였으며, 신라 헌강왕 때 도선국사가 다시 확장하며 대가람의 틀을 갖추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뒤 조선 인조 때 벽암선사가 재건에 착수하여 1636년 중건을 완성하였으며,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로서 지리산 전체를 품은 중심 사찰로 기능하고 있다.

지리산 서쪽 기슭의 완만한 경사지에 자리한 덕분에, 경내로 들어설수록 수목이 짙어지며 외부와는 전혀 다른 깊은 고요함이 감돌기 시작한다.

국보 제67호 각황전과 6.4m 석등이 빚는 장엄함

구례 화엄사 봄 풍경
구례 화엄사 봄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신윤철

화엄사의 중심 전각인 각황전은 조선 숙종 28년(1702년)에 재건되어 국보 제67호로 지정된 건물이다. 앞면 7칸, 옆면 5칸의 2층 중층 목조 건축물로, 단일 불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에 속하는 편이다.

각황전 앞에는 국보 제12호인 석등이 우뚝 서 있는데, 높이 6.4m에 직경 2.8m로 현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등으로 기록된다.

두 문화재가 정렬하는 공간감은 경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이며, 연기조사의 어머니 명복을 빌어 세웠다고 전해지는 국보 제35호 사사자삼층석탑까지 이어지면 화엄사 국보 탐방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천연기념물 2종 매화, 봄날의 절정을 연출하다

구례 화엄사의 봄
구례 화엄사의 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황전 옆 원통전 사이에 자리한 홍매화는 조선 숙종(1674~1720) 때 심어진 약 300년 수령의 나무다.

2024년 1월 ‘구례 화엄사 화엄매’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에 지정되면서, 강릉 오죽헌 율곡매·순천 선암사 선암매·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매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매화 반열에 올랐다.

경내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수령 약 450~47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485호 들매화가 기다리고 있으며, 높이 7.8m의 수형이 고목다운 위엄을 드러낸다.

제6회 사진 콘테스트 운영 정보와 방문 안내

구례 화엄사 홍매화
구례 화엄사 홍매화 / 사진=ⓒ한국관광공사 권향순

제6회 구례 화엄사 화엄매 홍매화·들매화 프로 사진 및 휴대폰 카메라 사진 콘테스트는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총상금 1,000만 원 규모로 프로 전문가 부문과 휴대폰 카메라 부문이 별도 운영된다.

심사 결과는 4월 27일 오전 9시 화엄사 홈페이지 및 언론사를 통해 발표되고, 시상식은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 오전 10시 각황전에서 열린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까지 시외버스로 약 3시간 10분이 소요되며, 구례터미널에서 화엄사까지는 시내버스가 60분 간격으로 운행하여 약 15분이 걸린다. 연중무휴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구례 화엄사 모습
구례 화엄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차선자

화엄사는 국보와 천연기념물이 한 경내에서 공존하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사찰이다. 300년 홍매화가 각황전 돌담을 배경으로 붉게 터지는 장면은 봄마다 반복되지만 언제나 새롭게 다가오는 셈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천년의 시간이 빚어낸 봄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3월 중순 구례로 향해 홍매화와 들매화가 동시에 피어나는 희귀한 순간을 직접 눈에 담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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