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능소화 명소

무더운 여름, 기운 없이 지친 날엔 자연이 전하는 작은 위로가 간절해진다. 그럴 때 떠나보면 좋은 곳이 있다. 전라남도 구례. 이곳 화엄사에서는 여름이 되면 고요한 사찰의 돌담 위로 주황빛 능소화가 활짝 피어난다.
오래된 절벽과 조화를 이루는 그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그냥 걷기만 해도 치유가 되는 그 길, 화엄사의 능소화가 만들어낸 풍경을 함께 들여다보자.

능소화는 여름의 대표적인 꽃이다. 특히나 오래된 사찰이나 고택의 담장을 타고 오르며 피어난 능소화는 자연과 전통의 아름다움이 겹쳐지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구례 화엄사도 예외는 아니다.
화엄사 경내에 있는 오래된 능소화 나무는 매년 여름, 푸른 하늘에 닿을 듯 높게 꽃을 피운다. 주황빛 능소화가 줄지어 피어 있는 돌담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지고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여름의 정점인 7월,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능소화는 더욱 화려해진다. 그 모습이 오히려 계절의 열기를 시샘하는 듯하다.

능소화의 주황빛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 속에서도 피어난 생명의 의지를 보는 듯한 감동이 있다.
능소화는 피는 순간부터 지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꽃이다. 다른 꽃과 달리,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바닥에 툭 떨어진다.
그래서일까. 바닥에 떨어진 능소화조차도 또 한 번 피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화엄사 능소화의 매력은 이처럼 섬세한 디테일에 있다. 돌담 위를 타고 오르며 피어난 꽃, 그리고 그 아래 땅에도 다시 한 번 피어나는 듯한 장면은 여름 풍경의 완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에는 양반집에서만 길렀다는 이 꽃이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름의 자랑이 되었다. 사찰의 고요함과 능소화의 화사함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시간을 잊고 걸을 수 있다.

뜨거운 여름을 오히려 기다리게 만드는 풍경, 그리고 그 풍경 속에서 발견하는 평온함. 그 모든 것이 구례 화엄사의 능소화가 주는 선물이다.
올여름도 그 주황빛 아래서, 당신만의 풍경을 담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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