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곳 중 하나로 인정받은 이유 있네요”… 향나무 1천 그루 품은 7천 평 정원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세월이 가꾼 구례의 초록빛 숲길에서 바쁜 일상을 멈추고 고요한 휴식을 경험합니다.

천개의향나무숲
천개의향나무숲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핵심 요약

  •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4호 천개의향나무숲은 7,000평 평지에 카이즈카 향나무를 비롯한 1천여 그루의 향나무와 테마 정원이 어우러진 숲입니다.
  •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소인 3,000원, 반려견은 5,000원이고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이동하기 수월한 평지 코스이며 10월 초에 방문하면 수령 50년 이상 된 은목서 군락의 개화와 은은한 향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섬진강을 따라 바람이 느릿하게 흐르는 날, 초여름의 녹음은 이 정원에서 가장 짙다. 가지 끝마다 수십 년 치 세월을 눌러 담은 향나무들이 줄을 이루고, 그 사이로 들어서면 공기 자체가 다른 밀도로 느껴진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은 발을 내디딜수록 도시의 소음을 잊게 만든다.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4호이자 ‘대한민국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이름을 올린 천개의향나무숲은 약 7,000평 규모 전체가 평지로 조성된 덕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인위적 조경보다 자연이 스스로 만든 형태를 최대한 살려낸 공간이라는 점에서, 화려함보다 깊이로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정원이다.

1970-80년대 백사장이었던 이 땅이 과수원과 묘목밭을 거쳐 지금의 숲으로 변모하기까지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이 쌓였다. 그 세월이 곧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다.

섬진강 옆 백사장이 만들어낸 향나무 숲의 내력

천개의향나무숲 모습
천개의향나무숲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천개의향나무숲(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천변길 12)은 섬진강 둑 인근 평지에 자리한 민간 정원이다. 1970-80년대까지 강변 백사장이던 이 땅은 섬진강 둑이 조성된 이후 과수원과 뽕밭, 묘목밭으로 순차 변화했으며, 당시 묘목밭의 80-90%가 향나무로 채워져 있었다.

구례 산동 출신인 안재명 대표가 31세에 고향으로 돌아와 약 15년 전 이 묘목밭을 인수하면서 정원 조성이 시작됐다. 비옥한 토양과 높은 보습력 덕에 수목 생육이 양호하며, 향나무 숲의 약 70-80%가 이 땅에서 한 세대 이상 자란 자생종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2020년경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4호로 등록되었으며, “좋은 공간은 지역을 담아내는 그릇이다”라는 운영 철학 아래 지역 문화와 주민의 삶을 함께 품는 장소로 가꾸어 왔다.

1천 그루 향나무와 각기 다른 표정의 테마 정원들

천개의향나무숲 숲길
천개의향나무숲 숲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카이즈카 향나무 약 728그루를 포함해 총 1천여 그루 이상의 향나무가 숲을 이루는 가운데, 정원은 뚜렷한 개성을 가진 공간들로 나뉜다. 100년이 넘은 감나무 3그루가 자리한 오색 정원은 깊은 세월의 무게감을 전하며, 늘보 정원은 느리게 쉬는 것 자체를 콘셉트로 삼는다.

멍석 정원에서는 큰 돌 곁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향기 정원은 허브향과 함께 감각을 깨우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입구에 선 은목서 군락은 10그루가 한 그루처럼 보이며, 수령 50년 이상에 높이 약 7-8m, 폭 약 12m 규모로 자라 있다. 10월 초 개화 때면 이 군락에서 은은한 향기가 퍼지면서 정원 전체 분위기를 바꾼다. 사색의 숲길과 다람쥐 정원, 잔디 광장까지 더해져 산책 동선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향나무 숲이 품은 체험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

천개의향나무숲 내부 모습
천개의향나무숲 내부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숲에서 머무는 시간을 더 깊게 만드는 유료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1박 2일 정원숙박체험은 기본 100,000원이며 추가 인원 1인당 30,000원이 더해진다.

스머지스틱 명상체험은 최소 5인 이상 신청 조건으로 1인당 30,000원이고, 이벤트 촬영은 1인 기준 2시간에 20,000원이다. 천향 음료 체험은 1인 3,000원으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정원 내 카페도 운영 중이며, 곳곳의 포토존이 산책과 사진 촬영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 지역 연계 활동도 활발한 편으로, 인근 민간정원들과 함께하는 3색정원 축제 참여와 플리마켓 개최, 지역 어르신을 주인공으로 한 가든파티 등이 정원의 공동체적 성격을 드러낸다.

방문 전 확인할 운영 정보와 접근 안내

천개의향나무숲 정원
천개의향나무숲 정원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장한다. 다만 시기와 운영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방문 전 문의전화(061-783-1004)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만 19세 이상 성인 5,000원, 24개월 이상 소인 3,000원이며, 반려동물(반려견)은 5,000원이 별도로 적용된다.

자체 주차장을 갖추고 있으며 주차는 무료다. 정원 전체가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유모차나 어르신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고,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천개의향나무숲 풍경
천개의향나무숲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백사장에서 출발해 묘목밭을 거쳐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을 버텨낸 향나무 숲은, 사람이 가꾼 정원이라기보다 세월이 조성한 숲에 가깝다.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이라는 공식 인증이 이 공간의 가치를 뒷받침하지만, 실제로 발을 들이면 그 어떤 수식보다 향기와 고요함이 먼저 설명한다.

초여름 신록이 절정에 달하는 지금, 피톤치드 가득한 향나무 오솔길을 걸으며 잠시 생각의 속도를 늦추기에 이보다 적합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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