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속 47년 된 지산 유원지
해발 350m 리프트, 모노레일로 오르다

가을 단풍이 절정으로 향하는 지금, 화려한 최신식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계절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도심에서 불과 15분,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지산유원지는 마치 1970년대의 시간이 멈춘 듯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1978년에 문을 연 이곳은 47년의 세월을 간직한 ‘레트로’ 리프트와 모노레일로 유명합니다. 화려함 대신 정겨움이, 아찔한 속도 대신 발아래로 펼쳐지는 단풍 숲의 여유를 선사하는 곳. 1만 7천 원의 투자로 숲과 하늘, 그리고 도시 전경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광주의 숨겨진 가을 시간여행 코스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1978년 개장, 47년 역사의 ‘레트로 스릴’

지산유원지의 공식 주소는 광주광역시 동구 지호로 164번 길 23입니다. 이곳은 1978년 4월, 약 20만 평 규모의 자연친화적 유원지로 문을 열었습니다.
한때는 광주 시민들의 대표적인 소풍 장소이자 신혼여행지로 사랑받았으나, 1994년 부도 등의 부침을 겪으며 시설 노후화가 진행된 아픈 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세월의 흔적이 2025년 현재, 오히려 지산유원지만의 독특한 매력인 ‘레트로 감성’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삐걱이는 소리가 날 것 같은 리프트와 아담한 모노레일은 방문객에게 짜릿한 스릴과 함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선물합니다.

이곳의 경험은 매표소부터 독특합니다. 리프트 탑승권은 전용 매표소가 아닌, 무릉파크호텔 1층 ‘이마트 24 편의점’에서 구매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지산유원지 이마트 24’로 설정하는 것이 방문객들 사이의 공인된 팁입니다. 이런 낯설지만 정겨운 운영 방식마저 유원지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발아래 단풍 숲, 하늘을 나는 리프트

지산유원지 가을 체험의 시작은 단연 리프트입니다. 요금은 리프트만 왕복으로 이용할 경우 대인 10,000원, 소인 8,000원입니다. 리프트에 오르면 발이 허공에 뜬 채로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안전바 하나에 의지해 오르는 동안, 발아래로는 무등산 자락의 단풍 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붉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스쳐 지나가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얼굴에 부딪힙니다.
최신식 캐빈형 곤돌라의 안락함은 없지만, 대신 사방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 단풍 숲의 공기와 색채, 바람 소리를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약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리프트는 방문객을 일상에서 분리해 고요한 자연의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해발 350m, 광주 시내를 발아래 둔 모노레일

리프트 상부 정류장에 내리면, 지산유원지의 하이라이트인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이어집니다. 모노레일까지 함께 이용하는 통합권 요금은 대인 17,000원, 소인 14,000원입니다. 여기서 소인 기준은 24개월 영아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로, 공식 웹사이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모노레일은 리프트보다 더 가파른 경사를 올라 해발 350m 고지에 위치한 팔각정 전망대까지 운행합니다. 리프트가 숲속을 통과하는 경험이었다면, 모노레일은 하늘과 도시를 조망하는 경험입니다.

모노레일이 고도를 높일수록 시야는 드라마틱하게 열립니다. 한쪽으로는 무등산의 웅장한 능선과 가을빛으로 물든 산자락이, 다른 한쪽으로는 광주광역시의 도심 전경이 아득하게 펼쳐집니다.
맑은 날이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선명하게 들어와, 도심에서 불과 15분 만에 이토록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잠시 머무르며 이 압도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이 코스의 정점입니다.
방문 전 확인 필수

지산유원지는 명목상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리프트와 모노레일은 날씨에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비, 눈이 올 경우 예고 없이 운영이 중단되거나 조기 마감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062-221-2760으로 전화 문의는 필수입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 9시에 더 일찍 개장하며, 마감 시간은 평일과 동일하게 오후 6시까지입니다. 늦은 오후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마감 1시간 30분전까지는 탑승해야 왕복 이용이 가능하므로 최소 오후 5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차는 입구의 전용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다만, 가을 단풍 시즌 주말에는 도심에서 가까운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습니다. 여유로운 ‘레트로 스릴’을 즐기고 싶다면, 비교적 한산한 평일 오전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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