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만 명이 찾는 이유 알겠어요”… 70~80년대 추억 골목이 가득 문화 예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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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세대를 잇는 추억 공간

펭귄마을 겨울
펭귄마을 겨울 / 사진=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SNS

1월의 양림동은 차가운 공기가 골목을 감싸며 고요함을 더한다. 그 깊숙한 골목 한가운데, 버려진 것들이 예술로 다시 태어난 특별한 공간이 자리한다.

2013년 화재로 폐가가 생긴 뒤 주민들의 자발적 손길로 탄생한 곳이며, 2019년 광주시와 남구청의 공예특화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더욱 풍성해진 문화 명소다.

버려진 물건이 만든 골목 갤러리,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을 소개한다.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펭귄마을 거리
펭귄마을 거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한 집의 화재에서 시작된 변화는 거창하지 않았다. 폐가가 된 공간을 텃밭으로 가꾸던 중, 누군가 버려진 벽시계를 걸었다.

그 옆에 낡은 카메라가 놓였고, 녹슨 자전거가 기대어섰다. 특히 촌장 김동균(71세)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골목을 순회하며 정리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마을 이름도 정겹다.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한 어르신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뒤뚱거리는 모습이 펭귄 같다는 말에서 시작됐다. 게다가 이 별명이 자연스럽게 공식 명칭이 되면서, 골목 전체에 펭귄 조형물과 벽화가 들어서게 됐다.

70-80년대가 살아 숨 쉬는 골목

펭귄마을 골목길
펭귄마을 골목길 / 사진=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SNS

액자, 주전자, 라디오, 타자기, 캔, 낡은 시계가 골목을 채운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정크아트로 재탄생한 예술 작품인 셈이다.

부모님 세대에게는 “우리 집에도 있었어”라는 반가운 추억으로,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포토존으로 다가온다.

반면 골목 중앙의 펭귄 주막은 실제 주막이 아니라 마을 사랑방이다. 추억의 과자를 천원대에 판매하며, 곳곳에 쓰인 “그때 그 시절 살아있음에 감사하자”는 글귀와 제각기 다른 시각을 가리키는 멈춘 시계들이 시간 정지의 철학을 전하는 편이다.

공예특화거리로 다시 태어나다

펭귄마을 공예거리
펭귄마을 공예거리 / 사진=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SNS

2019년 광주시와 남구청의 공예특화거리 조성사업으로 가죽, 도자기, 목공, 섬유 공방 등 40여 개가 입주했다.

골목 자체는 24시간 무료 개방되며, 공방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한편 운영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센터는 토·일요일, 공방은 월요일에 정기 휴무다.

체험비는 프로그램에 따라 대략 1만 원대이며, 사전 예약을 통해 가죽공예, 도자기, 유리공예 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10분이면 도착하는 접근성

펭귄마을 겨울 풍경
펭귄마을 겨울 풍경 / 사진=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SNS

펭귄마을(광주광역시 남구 백서로 92-8)은 남광주역에서 도보 10분, 광주역에서 버스로 15~20분이면 도착한다.

자가용 이용 시 양림역사문화마을 제1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주간(08:00~18:00)은 최초 2시간이 무료이며, 2시간 초과 시 10분당 500원(1일 최대 12,000원)이 부과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주차비가 무료인 편이다.

겨울철에는 계단과 언덕이 많아 미끄럼 방지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보온복도 필수다. 20~30분이면 골목 전체를 둘러볼 수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문의는 062-674-5707~8로 가능하다.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펭귄마을은 버려진 것이 새 생명을 얻는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다. 연간 20만 명이 찾는 이곳에서 부모님의 추억과 아이들의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셈이다.

계단이 많으니 편한 신발을 준비하고, 비 오는 날은 피하는 편이 좋다.

겨울 햇살 아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멈춘 시계가 전하는 시간여행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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