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국 명소

수국이 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짙은 초록 사이로 피어나는 연분홍, 보랏빛, 하늘색 수국은 초여름 여행의 낭만 그 자체다. 특히 수국은 6월에서 7월 사이에만 만날 수 있어 더 귀하다.
전남 광양에도 이런 수국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숨은 명소가 있다. 바로 광양 옥곡면 신금리에 자리한 고즈넉한 절, 길상사다.
조용한 산사 풍경 속에 약 3천 그루의 수국이 피어나는 이곳은 도시의 소란을 벗어나 꽃길 따라 산책하며 마음을 쉬어가기에 딱 알맞은 수국 명소다.

광양 중마동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의 길상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단정하게 가꿔진 정원과 대웅전 앞에 자리한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절 마당은 작은 자갈로 고즈넉하게 정돈돼 있고 커다란 불상과 정성스레 손질된 나무들이 절경을 이루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작은 수국 산책길에 있다. 스님이 직접 손수 가꿨다는 길에는 약 3천여 그루의 수국이 계절을 맞아 몽글몽글 피어나기 시작한다.
길이는 길지 않지만 꽃의 밀도와 분위기는 결코 작지 않다. 풍성하게 피어난 수국은 길 양옆을 따라 흐르듯 이어지며 걷는 내내 향기와 색감으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6월 중순 현재, 길상사의 수국은 한창 피어나는 중이다. 이미 활짝 핀 꽃들도 많지만 아직 개화 중인 수국들도 있어 7월 초까지는 풍성한 수국길을 즐기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자 옆 산책로는 이제 막 수국이 피기 시작해 앞으로 더 아름다운 장면을 기대할 수 있다.
수국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지금이 딱 ‘타이밍’이다. 6~7월 한철뿐인 귀한 꽃이고 광양에서 이처럼 다양한 색과 밀도로 수국을 볼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무엇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사찰이라는 점에서 인파 없이 꽃과 풍경을 오롯이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명소다.
산책 중에는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쉴 수 있고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 수도 있다. 주변으로는 매실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 살구나무, 강아지 짖는 소리까지 어우러져 마치 외갓집 마당처럼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박하고 고요한 정취, 그리고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절집의 조용한 시간은 마음을 환기시켜주는 그 자체로 힐링이다.

광양 길상사는 크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이다. 3천 그루의 수국이 만들어내는 몽글몽글한 길, 산사의 고요함, 소박한 자연 풍경까지 더해져 초여름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낸다.
대형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소중하고 편안한 ‘나만 알고 싶은 수국 명소’가 된다.
수국이 절정을 향해 피어나는 지금, 하루쯤 시간을 내어 광양 길상사를 찾아가 보자. 수국이 전하는 다정한 위로와 정갈한 풍경 속에서, 올여름의 가장 고운 기억 하나가 시작될지 모른다.

















주소좀알려주세요
5천그루 수국이 절을 물들고 있었어요.
가고싶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