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제주 귀덕2리 인어마을은 사계절 내내 15.3도를 유지하는 용천수인 굼둘애기물과 인어 전설이 깃든 해안 산책로를 품은 한적한 어촌입니다.
- 입장료와 주차비가 없는 개방형 공간으로 귀덕2리 포구 인근 무료 공영주차장이나 제주 버스 202 노선을 통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 전체 도보 관람에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며 바닷가 바위 구간의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한 신발을 착용해야 합니다.
파도 소리가 가장 먼저 들린다. 협재해수욕장의 인파를 등지고 한림해안로를 따라 조금만 더 달리면, 상업적인 간판 하나 없는 작은 어촌이 수평선 앞에 조용히 펼쳐진다. 반농반어의 삶이 켜켜이 쌓인 귀덕2리 해안은 여름 볕 아래서도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이 마을이 품은 용천수, 굼둘애기물은 단순한 자연 샘이 아니다. 하루 2,200㎥의 물이 바위틈에서 쉼없이 솟아나며 사계절 15.3℃를 유지한다. 상처 입은 인어가 이 물에 몸을 담근 뒤 마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바다로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마을 이름의 뿌리가 되었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는 공개 해안에 이런 이야기와 풍경이 공존한다는 것이 귀덕2리의 진짜 매력이다.
전설이 시작된 자리, 귀덕2리 해안의 지리와 역사

귀덕2리 인어마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4110-2번지 일대)은 한림읍 서부 해안에서 협재와 곽지 사이에 자리한 어촌이다. 마을 지형은 해발 100m 이하의 완만한 평야로, 과거 ‘석촌’이라 불릴 만큼 해안에 바위와 여가 많았으며 ‘진질’이라는 긴 길을 따라 마을이 형성됐다.
고려시대 귀덕현으로 불리다 조선시대를 거쳐 1960년 귀덕1리와 귀덕2리로 분리되면서 현재의 행정 구역을 갖추게 됐다.
귀덕리에는 바람의 여신 영등할망이 음력 2월 초하루에 제주로 들어오는 첫 길목으로 전해지는 복덕개 포구도 이곳에 있어, 인어 전설과 함께 제주 신화의 두 겹이 이 마을에 겹쳐 있다.
하루 2,200㎥가 솟는 굼둘애기물과 인어 전설

굼둘애기물은 귀덕2리 장로동과 라신동의 경계를 이루는 해안가에서 솟는 용천수로, 원형 돌담으로 둘러싸인 구조가 밀물과 썰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수백 년의 시간을 버텨왔다. 1일 용출량 2,200㎥에 평균 수온 15.3℃를 사계절 유지하며, 상수도 보급 이전에는 마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였다.
‘굼둘애기’라는 이름 자체가 인어가 물오리처럼 자맥질하는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전승이 남아 있으며, 여름철과 백중날 이 물에서 목욕하고 물을 맞으면 잔병이 사라진다는 믿음도 마을 문화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황혼 무렵 거대한 거북이가 나타나 마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는 전설도 전해져, 굼둘애기물은 치유와 길조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공간이다.
인어 조각상 산책로와 제주올레 15-B 연계

해안 산책로 곳곳에는 인어 전설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자리해 방문객의 시선을 끌며, 파도가 닿는 바위와 어우러져 독특한 사진 촬영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경사가 완만해 노약자나 어린이와 함께 걸어도 부담 없고, 귀덕2리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주올레 15-B 코스와 이어진다. 이 구간은 해안도로와 바다가 맞닿아 서쪽 바다를 눈높이에서 조망하기 좋으며, 귀덕1리 영등할망 신화공원까지 연계하면 더 긴 트레킹 코스로 확장된다.
카페 인어(한림해안로 584)는 산책 중 잠시 쉬어가기 좋은 해안 카페로, 귀덕 해안의 오션뷰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인근에는 한수풀해녀학교가 있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무료 입장·공영주차장·버스 접근까지 방문 정보

귀덕2리 인어마을과 굼둘애기물 일대는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제주국제공항에서 일주서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해 한림 IC를 지난 뒤 한림해안로 방면으로 진입하면 되며, 귀덕2리 포구 인근 무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제주 버스 터미널에서 202 계열 노선을 타고 ‘귀덕2리’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해안가 방향으로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산책 소요 시간은 굼둘애기물과 인어 조각상 주변을 모두 둘러볼 경우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이며, 바닷가 바위 인접 구간에서는 미끄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설이 글자로만 남은 곳이 많지만, 귀덕2리는 이야기가 아직 땅과 물에 살아 있다. 인어가 목욕하고 상처를 치유했다는 용천수가 오늘도 같은 온도로 솟고, 돌담 사이로 파도가 드나든다.
여름 백중날이 지나기 전, 혹은 초여름 바다 빛이 가장 맑은 지금이 이 한적한 해안을 걷기에 어울리는 시간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