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만 명 다녀가요”… 14.5km 걷는 내내 힐링하는 맨발 걷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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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
‘한국관광 100선’ 4회 연속 선정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송재만

일상의 소음과 아스팔트의 열기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갈망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웰니스(Wellness)’ 여행이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흙의 감촉을 느끼는 ‘어싱(Earthing)’ 혹은 맨발 걷기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확실한 치유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많은 맨발 산책로 중에서도 독보적인 규모와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깊은 역사까지 품은 곳이 있다. 바로 대전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대표 생태 힐링 명소, 계족산 황톳길이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쉼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작품이다.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노다희

계족산 황톳길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산 85 일원 장동산림욕장에 자리한, 국내 최장 길이의 맨발 트레킹 명소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처음부터 맨발 걷기를 위해 치밀하게 설계되고 조성된 ‘목적 있는 길’이라는 점에 있다.

2006년, 지역의 한 기업이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임도 총 14.5km 구간에 무려 2만여 톤에 달하는 질 좋은 황토를 공수해와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는 자연 발생적인 흙길이 아니라, 사람의 정성과 노력으로 빚어낸 거대한 ‘에코 힐링 인프라’인 셈이다.

조성에서 그치지 않고, 이곳의 가치는 지속적인 관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매년 봄이면 새로운 황토를 길 위에 다시 깔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방문객들은 언제 찾아도 부드럽고 촉촉한 황토의 감촉을 만끽할 수 있다.

계족산 황톳길 안내도
계족산 황톳길 안내도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최미현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계족산 황톳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무려 4회 연속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국가가 인정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공신력 있는 증표다. 심지어 까다로운 안목을 가진 여행전문 기자단조차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으로 이곳을 꼽으며 그 가치를 인정했다.

입장료는 물론 주차비까지 완전히 무료로 운영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이 위대한 자연의 선물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방문객은 연간 100만명 넘게 찾고 있으며 해마다 계족산 맨발축제가 열린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숲속 맨발 교향곡

계족산 황톳길 입구
계족산 황톳길 입구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최미현

장동산림욕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 남짓 걸으면 황톳길의 시작점이 나타난다. 입구에는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신발 보관함과 발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세족장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약 4~5시간이 소요되는 14.5km 순환 코스를 완주하는 것도 좋지만, 일부 구간만 왕복해도 충분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걷는 내내 울창한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과 상쾌한 피톤치드가 함께하며, 귀로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코로는 흙내음과 풀 내음이 스며든다. 이곳에서의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는 한 편의 교향곡과 같다.

맨발로 걸으며 얻는 지압 효과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생물을 품은 황토 효소가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황톳길 끝에서 마주한 천년의 역사

계족산 황톳길 뻔뻔한 클래식 공연 모습
계족산 황톳길 뻔뻔한 클래식 공연 모습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노다희

계족산 황톳길의 매력은 맨발 걷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황톳길을 따라 걷다 이정표를 보고 약 20분가량 더 오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계족산성에 닿을 수 있다. 해발 423m에 위치한 이 성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삼국시대의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현재는 대전의 대표적인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벽 위에 서면 발아래로 펼쳐진 대청호의 푸른 물결과 대전 시내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봄에는 벚나무 군락이 장관을 이루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물 한 모금은 그 어떤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청량감을 안겨준다.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 / 사진=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최미현

건강을 위한 맨발 트레킹이 자연스럽게 우리 땅의 소중한 역사를 배우고 느끼는 역사 기행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황토가 주는 육체적 치유와 역사가 주는 정신적 사색이 공존하는 곳, 이것이 바로 계족산이 품은 진정한 가치다.

몸과 마음의 완전한 재충전이 필요하다면 이번 주말, 대전 계족산 황톳길로 떠나보자.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황토의 생명력과 눈앞에 펼쳐지는 천년 고성의 풍경 속에서, 잊고 있던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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