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6개 규모 전부 붉게 물들었다”… 50년 만에 공개된 국내 최초 ‘지방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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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경북천년숲정원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물든 가을

경북천년숲정원
경북천년숲정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유서 깊은 유적의 도시 경주에서 소란을 잠시 내려놓고 싶다면 동남산 자락을 바라보는 조용한 숲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경북천년숲정원은 본래 산림환경연구원의 터를 시민에게 열어 만든 숲공원으로, 거울숲과 분재원, 서라벌정원, 버들못정원 등 테마가 다른 정원들이 한 자리에서 이어진다.

특히 가을이면 입구부터 물든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장관을 이루어 산책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히 채워진다. 무엇보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 부담 없이 찾기 좋다.

경북천녀숲정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경북천년숲정원 가을
경북천년숲정원 가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정원의 첫인상은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만든 단풍 터널이다. 붉은 잎이 머리 위에서 바스락거리며 길을 안내하고, 바람이 잎사귀를 흔들 때마다 숲 특유의 고요가 한 겹 더해진다.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실개천을 품은 거울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외나무다리가 물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고, 물결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계절의 색을 고스란히 반사한다.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져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인트다. 오전빛이 부드럽게 번지는 시간에 찾으면 물 위에 내려앉은 나뭇잎과 함께 더 깊은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네 가지 테마 정원

경북천년숲정원 가을 단풍
경북천년숲정원 가을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길을 계속 따르면 각각의 성격이 뚜렷한 정원들이 이어진다. 분재원에서는 수십 종의 분재가 정갈하게 전시되어 나무의 세월과 형태미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서라벌정원에 이르면 암석과 구름폭포, 바닥분수가 어울려 작은 경관을 이루며 아이들과 머물기에도 좋다.

경북천년숲정원 단풍 산책
경북천년숲정원 단풍 산책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여정의 끝자락에는 버들못정원이 기다린다. 고요한 연못 위에 버드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가을이면 붉고 노란 잎들이 수면 위로 천천히 내려앉는다. 정원 곳곳에는 식물 안내문이 잘 정리되어 있어 아이들과 자연의 생태를 배우기에도 알맞다. 걸음을 늦출수록 공간의 이야기가 더 선명해진다.

경북천년숲정원 메타세쿼이아길
경북천년숲정원 메타세쿼이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경북천년숲정원은 단순한 휴식의 공간을 넘어,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배우는 체험형 정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각 구역마다 식물의 이름과 특징, 생태적 역할이 안내판으로 세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걸으며 배우는 ‘숲 속 교실’ 같은 느낌을 준다.

바닥분수 근처에서는 아이들이 물가에서 노는 동안 부모는 벤치에 앉아 가을빛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작은 새들이 가지 사이를 오가고, 발끝에서 들리는 낙엽 소리가 하루의 속도를 천천히 늦춰준다.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정원 내에는 곳곳에 쉼터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외나무다리 위에서 연못을 내려다보거나, 버들못 옆 벤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아도 풍경이 그대로 눈에 남는다.

경주 도심과 가까운 숨은 명소

경북천년숲정원 전경
경북천년숲정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경북천년숲정원의 또 다른 매력은 ‘가까움’이다. 경주시 중심부에서 차로 10분 거리, 주소는 경상북도 경주시 통일로 366-4다. 동궁과 월지, 선덕여왕릉, 월정교 등 주요 관광지와 연결이 쉬워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1번 버스를 타면 약 18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경북천년숲정원 단풍
경북천년숲정원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운영 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5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이며, 입장은 마감 30분 전까지 가능하다. 휴무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로, 대부분의 계절에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입장료가 무료라는 사실이다.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시민 정원으로, 커플 여행객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누구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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