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유산 위에 갈대가 출렁입니다”… 유네스코도 인정한 걷기 좋은 가을 명소

입력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천년 유산 속 갈대와 억새의 황금빛 가을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가을의 절정을 맞은 경주가 황금빛 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수많은 명소 중에서도 입장료 부담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경주 동부사적지대내 첨성대 인근에 펼쳐진 광활한 갈대와 억새 군락이다.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천년 신라의 상징물과 어우러진 이곳의 독보적인 가을 풍경과 함께, 방문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주차 전략까지 상세히 분석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천년의 풍경

경주 동부사적지대
경주 동부사적지대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경주 동부사적지대는 공식 행정 명칭은 아니지만, 경주 시내 중심부의 핵심 유적지를 아우르는 권역이다. 이곳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의 5개 권역 중 하나인 ‘월성 지구’의 핵심부다. 즉, 여행객이 걷는 이 갈대밭은 그 자체가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의 일부인 셈이다.

이곳의 주소는 경북 경주시 인왕동 839-1일대(첨성대 기준)로,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별도의 입장료나 정기 휴무일이 없어 이른 아침 안개 낀 풍경부터 해 질 녘 노을까지, 원하는 시간에 천년고도의 가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첨성대와 어우러진 황금빛 서사

경주 갈대정원
경주 갈대정원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국보 첨성대를 배경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갈대와 억새의 조화 때문이다. 특히 가을철에는 핑크뮬리 군락지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색감의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알려진 첨성대의 고고한 자태와 발밑에서 속삭이는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진다.

다른 갈대 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역사적인 깊이감을 선사한다. 가까이에서 보는 첨성대와 달리, 갈대밭 사이 산책로를 따라 멀찍이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주차난 완벽 해법, 3곳 주차장 비교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전경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전경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가을 성수기 주말, 이곳의 유일한 난관은 주차다. 하지만 전략만 잘 세우면 혼잡을 피할 수 있다. 인근 주차장은 크게 3곳으로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은 대릉원 공영주차장(황남동)과 황남 공영주차장이다. 두 곳 모두 갈대밭까지 도보 5~10분 거리로 가깝지만 유료로 운영된다. 요금은 기본 2시간 2,000원이며, 초과 시 1시간당 1,000원이 부과된다. 주말에는 만차 행렬이 길어 입구에서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조금 걷더라도 무료 주차를 선호한다면 월정교 공영주차장이 현명한 대안이다. 이곳은 주차비가 무료인 대신, 월정교와 교촌마을을 지나 첨성대 갈대밭까지 약 10분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백일홍
경주 동부사적지대 갈대정원 백일홍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하지만 이동하는 길 자체가 아름다운 유적지 코스(월정교, 교촌마을, 계림)이므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오히려 더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전략이다.

결론 경주 동부사적지구의 갈대밭은 단순한 포토 스팟을 넘어,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속을 거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입장료와 운영 시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혼잡한 주말 낮 시간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녘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유료 주차장의 대기 줄이 길다면, 과감히 월정교 공영주차장(무료)에 차를 세우고 신라의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