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원
천년 역사를 품은 아열대 정원

1월의 경주는 고즈넉한 정적 속에 잠겨 있다. 하지만 보문관광단지 한편에는 아열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이국적인 새들이 날아다니는 따뜻한 공간이 펼쳐진다.
경주 동궁원은 신라 문무왕 14년(674년) 조성된 동궁과 월지의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시설이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동궁에는 이미 진귀한 새와 이상한 화초를 심어 기르는 공간이 있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으로 평가된다.
이 역사적 공간을 2013년 64,830㎡(약 1만 9,600평) 규모로 되살린 곳이 바로 경주 동궁원인 셈이다. 겨울철 실내 여행지를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선택지를 소개한다.
경주 동궁원

경주 동궁원 식물원(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74-14)은 3,908㎡ 규모의 본관에 5개 테마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자원에는 열대 야자나무들이 높은 천장까지 뻗어 있으며, 관엽원에는 다양한 형태의 관엽식물이 빼곡하게 자리한다.
화목원은 사계절 꽃이 피는 관목류를, 수생원은 연못과 수생식물을, 열대과수원은 바나나와 파파야 같은 열대 과일나무를 전시하고 있다. 총 400종 5,500본의 식물이 온실 안에서 자라며, 7m 높이의 고가관람로를 따라 걸으면 식물의 상단부까지 눈높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신라 시대의 정원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 배치가 돋보이며, 이 덕분에 단순한 식물원을 넘어 역사 체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더한다.
300년 보리수가 있는 제2식물원

2016년 6월에 개관한 제2식물원은 힐링 정원 콘셉트로 조성된 공간이다. 100종 6,500본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수령 300년의 보리수와 250년의 고무나무가 온실 중앙에 우뚝 서 있다.
이 고목들은 오랜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방문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포토 스팟으로 손꼽힌다.
제2식물원은 본관보다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 천천히 산책하며 식물을 감상하기에 좋다. 한편 벤치와 휴식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쉬어가기에도 적합한 편이다.
버드파크

식물원 관람을 마친 뒤에는 5,000㎡ 규모의 버드파크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곳은 경상북도 제1호 전문동물원 등록기관으로, 250종 약 900마리의 조류가 사육되고 있다.
앵무새, 공작새, 홍학 등 다양한 새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일부 구역에서는 새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도 가능하다.
버드파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실내 공간이 대부분이라 날씨에 상관없이 방문할 수 있는 편이다. 게다가 곤충관에서는 살아있는 곤충을 관찰하고, 압화 체험관에서는 꽃잎을 활용한 공예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경주 동궁원은 보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하며, KTX 신경주역에서 700번 직행버스로 약 50~60분 소요된다. 경주역이나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10번, 16번, 18번 버스를 타고 약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식물원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버드파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표는 오후 6시에 마감된다. 자세한 운영시간은 054-779-8725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동궁원 관람 시 주차장은 무료이다.
식물원은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 평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무이지만, 버드파크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식물원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며, 버드파크는 대인 20,000원, 소인 15,000원이다. 오전 일찍 방문하면 비교적 한산하게 관람할 수 있다.

경주 동궁원은 신라 시대 최초의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의미 있는 공간이다.
400종의 아열대 식물과 250종의 조류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역사적 배경이 더해져 단순한 관람을 넘어 문화 체험으로 확장된다.
겨울철 실내에서 따뜻하게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신라의 정원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이곳으로 향해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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