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만 가보고 여기를 몰랐네”… 절벽 밑 공원 연계까지 가능한 경주 봄 명소

경주 금장대, 삼기팔괴 전설이 깃든 형산강 절경

경주 금장대
경주 금장대 / 사진=경주시 관광자원 영상이미지 박정란

형산강 물줄기가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절벽 위에 오르면 강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차가운 강바람이 볼을 스치고, 발아래로는 천 년 전 전설이 흐르는 강이 유유히 이어진다. 고요한 수면 위로 조명 불빛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 공간은 낮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경주에는 신라 시대부터 내려오는 ‘삼기팔괴’라는 여덟 가지 신비로운 현상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에서 비롯되었다. 기러기 떼가 금빛 모래 강변에 내려앉는 장관을 뜻하는 ‘금장낙안’이 바로 그것으로, 예기청소라 불리는 깊은 소(沼) 위 절벽이 그 무대다.

해가 지고 일몰 조명이 켜지는 순간, 이 절벽 위 누각은 경주 야경 10선 중 하나로 꼽히는 밤의 명소로 탈바꿈한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으니, 저녁 산책 삼아 찾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형산강 절벽 위에 선 금장대의 역사

금장대 조망
금장대 조망 / 사진=경주문화관광

금장대(경상북도 경주시 석장동 산 38-9)는 형산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벽 위에 자리한 누각이다. 형산강은 울주에서 발원하여 동해 영일만으로 흘러드는 강으로, 경주 시내를 가로지르며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다.

이 절벽 위 누각은 신라 때부터 전해 내려온 삼기팔괴 전설 ‘금장낙안’의 현장으로, 기러기 떼가 강변 금빛 모래밭에 내려앉던 풍광에서 이름을 얻었다.

오랜 세월 잊혔다가 2012년 중창을 통해 복원되어 일반에 공개되었으며, 복원 이후 경주를 대표하는 야경 명소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야간 조명과 나룻배 포토존이 어우러진 풍경

경주 금장대 야경
경주 금장대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장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형산강 수계와 경주 시내 야경은 일몰 후 조명이 점등되는 순간 절정에 이른다. 누각 위에서 강과 시가지가 동시에 조망되며, 수면에 반사된 불빛이 흔들릴 때마다 전설 속 풍경이 되살아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장대 바로 아래 습지공원(석장동 675-2)에는 폐목선을 활용한 나룻배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노랑어리연꽃, 노랑꽃창포, 부들 같은 수생식물이 강변을 채우며, 철새들이 드나드는 습지 생태가 사계절 각기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빛으로 물드는 금장대 습지공원의 풍경

금장대 습지공원 봄 풍경
금장대 습지공원 봄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나룻배 포토존을 지나 습지공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봄이 가장 먼저 닿는 공간이 펼쳐진다. 4~5월이 되면 강변 일대에 노랑꽃창포가 무리 지어 피어오르며, 수면 위로는 노랑어리연꽃이 점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부들 군락 사이로 철새들이 드나들고, 물가를 따라 걷는 내내 봄 특유의 습하고 청한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강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형산강 수면에 봄볕이 부서지며 반짝이고, 절벽 위 금장대가 연둣빛 수풀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다.

수생식물과 철새, 강물이 빚어내는 이 봄날의 정취는 야경과는 또 다른 결로 방문객의 마음을 붙잡는다.

무료 입장에 야간 조명까지, 이용 안내

금장대 습지공원
금장대 습지공원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금장대는 매일 06:00부터 22:00까지 개방되며, 야간 경관 조명은 일몰 후부터 22:00까지 운영된다. 입장료와 공용주차장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첨성대에서 형산강까지는 자전거로 약 5분, 도보로는 약 20분 거리로 접근이 편리하며, 포항 송도동부터 경주 양동마을까지 이어지는 형산강 자전거길과 연계하면 반나절 코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경주 금장대 모습
경주 금장대 모습 / 사진=경주문화관광

금장대는 전설과 역사, 문학이 한 자리에 모인 드문 공간이다. 천 년 전 기러기 떼가 내려앉던 강변을 내려다보며, 조명이 물 위에 흔들리는 밤의 풍경은 방문객에게 조용한 감동으로 남는다.

형산강 물빛과 야경이 어우러지는 저녁 무렵, 절벽 위 누각에 올라 경주의 밤을 온몸으로 느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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