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가볼 만한 곳,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겨울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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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고분부터 해식동굴
야경 명소까지 무료와 저렴한 입장료로 즐기는 천년 고도

경주 동궁과 월지 설경
경주 동궁과 월지 설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성기

해질 무렵 경주 시내를 걷다 보면 주택가 사이로 우뚝 솟은 거대한 고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높이 22m, 밑둘레 250m에 이르는 봉분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신라의 시간이다. 바닷가 절벽 아래 숨겨진 해식동굴에서는 파도 소리가 메아리치고, 달빛 아래 연못에는 천년 궁궐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경주하면 떠오르는 대릉원, 불국사, 석굴암을 넘어 현지인들이 진짜 추천하는 장소들이 있다. 관광버스가 멈추지 않는 골목길, 무료로 열린 역사 공간, TV 촬영지로 입소문 난 언덕까지. 번잡함 없이 경주의 본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이 네 곳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봉황대, 시내 한복판 밑둘레 250m 거대 고분

경주 봉황대
경주 봉황대 / 사진=경주문화관광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34-6에 위치한 봉황대는 경주 시내 황남동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한 사적 제125호 고분이다. 신라 시대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높이 22m, 직경 82m, 밑둘레 250m에 이르며, 황남대총을 제외하면 국내 단일 고분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고분 주변으로는 완만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250m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쉬어갈 수 있으며, 봄 벚꽃과 가을 단풍이 어우러지면 1500년 전 신라의 시간이 계절의 색으로 물드는 셈이다.

인근 뮤직스퀘어에서는 2025년 5월 2일부터 8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야간 문화공연이 열린다. 6월 6일 현충일과 7월 4일부터 8월 8일까지 장마철에는 공연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경주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이 쉽고 인근 황남빵집이나 대릉원과 도보 연계가 가능하다.

전촌용굴, 파도 소리 울리는 해식동굴 트레킹

경주 전촌용굴
경주 전촌용굴 / 사진=경북나드리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산 41-4에 위치한 전촌용굴은 감포항에서 북쪽으로 4km 떨어진 해안 절벽 아래 자리한 자연 해식동굴이다. 용 네 마리가 숨어 살았다는 사룡굴 전설과 용 한 마리가 승천했다는 단용굴 이야기가 전해지며, 동굴 내부로 들어서면 파도가 직접 밀려드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해파랑길 개통 이후 조성된 목재 데크 산책로는 절벽을 따라 이어지며, 경사가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어 트레킹화 착용을 권장한다. 특히 12월부터 1월까지는 동해안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오전 6시부터 7시 사이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태양이 동굴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겨울 경주만의 특별한 순간이다.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지만, 기상 악화 시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날씨 확인이 필요하다.

동궁과 월지, 낮과 밤이 다른 신라 별궁터

경주 동궁과 월지 노을
경주 동궁과 월지 노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 필름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26에 위치한 동궁과 월지는 679년 축조된 통일신라 시대 별궁 터다. 2011년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명문을 근거로 안압지에서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신라 왕족들이 연회와 휴식을 즐기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연못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복원된 전각과 정자가 수면에 비치는 장면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해질 무렵부터 켜지는 조명은 연못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낮에는 고즈넉한 역사 유적의 모습을, 밤에는 조명이 만든 환상적인 야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 많은 방문객이 일몰 전후 시간대를 선호하는 편이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며, 동절기(11월~2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절기(3월~10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된다. 경주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이 용이하며, 인근 첨성대와 도보로 연계 가능하다.

화랑의언덕, JTBC 캠핑클럽 촬영지 포토스팟

화랑의언덕
화랑의언덕 / 사진=화랑의언덕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338-5에 위치한 화랑의언덕은 해발 620m 고지대에 자리한 45만 평 규모의 목장형 관광지다.

2019년 JTBC ‘캠핑클럽 시즌2’ 촬영지로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고, 명상바위 포토존과 양 먹이주기 체험이 주요 콘텐츠다. 넓은 초원 위로 펼쳐진 하늘과 구릉이 만든 곡선은 계절마다 다른 색을 입으며,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억새가 언덕을 뒤덮는다.

명상바위에 올라서면 경주 분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하늘과 땅이 붉게 물드는 장면이 인생샷 명소로 꼽힌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이며, 양 먹이는 별도 1,000원이다. 겨울철(12월~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그 외 계절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캠핑, 차박, 화기 사용은 금지되며, 경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소요된다.

경주 전촌용굴 바다 풍경
경주 전촌용굴 바다 풍경 / 사진=경북나드리

경주는 시내 한복판 거대 고분부터 해안 절벽 동굴, 달빛 아래 궁궐터, 고원 초원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품은 공간들이 공존한다. 무료로 열린 역사 유적과 합리적인 입장료, 사계절 내내 개방되는 접근성은 여행 부담을 낮추는 셈이다.

특히 전촌용굴의 겨울 일출과 동궁과 월지의 설경, 화랑의언덕의 설원 풍경은 추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함을 선사한다. 천년 고도의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겨울 경주로 떠나 네 곳의 이야기를 직접 마주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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