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무려 590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 최고 관광지로 선정된 힐링 여행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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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2025년 한국 관광의 별 ‘올해의 관광지’

경주 황리단길 전경
경주 황리단길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올해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여행지는 많은 이들이 예상한 서울도, 부산도 아니었다. 신라 천년의 시간을 품은 경주에서, 오랫동안 조용한 주거지에 머물던 골목 하나가 전국 관광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황남동과 사정동 사이의 좁은 길이 젊은 창업자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더니, 불과 몇 년 만에 M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감성 여행 코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경주 황리단길은 대한민국 최고 권위를 가진 ‘한국 관광의 별’에서 올해의 관광지로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모습
경주 황리단길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 필름

경주 황리단길은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1080에 위치해 있다. 황리단길이 특별한 이유는 화려한 개발 대신 시간이 만든 풍경을 지키며 성장해왔다는 데 있다.

신라 시대부터 도심의 중심 역할을 해온 이 지역은 오랫동안 변화가 더뎠고, 1960~70년대의 낮은 건물과 골목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한때는 낡은 주거지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바로 그 빈틈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2010년대 중반, 레트로와 로컬 감성을 좇는 젊은 예술가와 창업자들이 하나둘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래된 한옥은 카페와 공방으로 변신했고, 작은 상점들은 특색 있는 기념품과 경주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로 여행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황리단길 야경
황리단길 야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SNS에서 해시태그가 순식간에 확산되며 황리단길은 ‘경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복을 입고 고분과 궁궐을 거닐다 황리단길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여행 방식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루틴처럼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이 오래된 골목은 전통과 현대적 감성의 조화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고, 결국 올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선정되는 결실을 거뒀다.

유적과 일상이 맞닿는 산책 코스

경주 동궁과 월지
경주 동궁과 월지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황리단길의 매력은 골목길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불과 몇 분만 걸으면 신라 천년의 흔적이 눈앞에 펼쳐지는 점도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인 도로에서 슬리퍼 차림으로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까운 곳에 첨성대가 자리한다. 이동 수단을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가까워, 경주의 고즈넉한 초원을 천천히 바라보며 산책하기 적합하다. 이 짧은 거리 덕분에 낮에는 황리단길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문화재 야경을 즐기는 코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릉원 역시 황리단길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입구에 닿는다. 둥근 봉분이 이어지는 잔디 언덕과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을 띠며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입장은 무료이며, 천마총만 별도의 요금이 필요하다.

도시 안에서 고분군과 상권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이런 구조는 경주만의 독특함이며, 황리단길이 ‘걷기만 해도 여행이 완성되는 곳’이라는 평가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이 만든 새로운 여행 트렌드

APEC 2025
APEC 2025 / 사진=APEC

올해 수상 결과를 통해 가장 도드라진 흐름은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역의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경주 황리단길을 비롯해 춘천의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무장애 관광지로, 제주 비양도는 친환경 관광지로 각각 선정되면서 지역의 고유 자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 모델이 돋보였다.

또한 지역 축제와 로컬 산업을 연결한 함안 낙화놀이나 상하농원, 대전의 도시마케팅 정책 등은 방문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관광을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올해 경주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달간 59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두드러져,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한 지역 관광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 풍경
경주 황리단길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2025년 한국 관광의 별이 보여준 흐름은 뚜렷하다. 전국 곳곳의 작고 오래된 장소들이 새로운 시선을 입고 다시 살아나는 중이다.

경주의 황리단길은 과거의 모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감각을 담아내고, 사유원은 자연과 예술을 결합해 깊은 휴식을 선물한다.

여기에 무장애와 친환경을 강조한 여행지도 함께 주목받으며, 한국 관광의 새로운 방향성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여행은 화려한 랜드마크를 찾기보다, 지역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발견하는 과정에 가까워질 것이다. 오래된 길과 숲,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손길이 만든 장소들이야말로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수상 결과는 그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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