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경주 종오정 일원은 조선 영조 때 건립된 고택과 정방형 연못, 수령 300년의 향나무가 조화를 이룬 5,000㎡ 규모의 유적지입니다.
-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이며 보문관광단지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경주시 손곡동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습니다.
- 건물 내부는 한옥 스테이 이용객만 출입 가능하므로 일반 방문객은 연꽃이 만개하는 7월 이른 아침에 야외 정원 위주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름 햇살이 내려앉으면, 경주 손곡동의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짙은 초록빛이 번진다. 연못 수면에는 연잎이 둥글게 펼쳐지고, 담장 너머로는 분홍빛 배롱나무꽃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바람 한 줄기가 지나가면 꽃잎이 살며시 흔들리며 고택의 정적을 깬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이 아니다. 종오정 일원은 1745년, 조선 영조 때 학자 최치덕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세운 유적지로, 정자와 강학 공간, 제사 공간이 약 5,000㎡ 부지 위에 온전히 남아 있다.
동궁과 월지, 서출지처럼 잘 알려진 경주 연꽃 명소들과 달리 종오정은 고택의 마당과 고요한 흙길 사이에서 연꽃을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보문관광단지에서 차로 10분, 그 짧은 거리가 전혀 다른 시간대로 이어진다.
조선 영조의 시간이 멈춘 손곡동 유적

경주 종오정 일원(경상북도 경주시 손곡동 375 일원, 손곡3길 37-39)은 보문관광단지 북쪽 산자락에 인접한 손곡동에 자리하고 있다.
최치덕이 돌아가신 부모를 기리기 위해 일성재를 짓고 이곳에 머무르자, 그를 따르던 제자들이 수학을 위해 종오정과 귀산서사를 세웠다.
세 건물이 각각의 역할을 나누면서 오늘날 종오정 일원이라는 복합 유적 공간이 완성됐다. 기와지붕의 선이 낮게 이어지고, 담장 안쪽으로는 흙 마당과 정방형 연못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조선 시대 유학자의 생활 공간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오롯이 보여준다.
6월 말부터 열리는 연꽃과 배롱나무의 여름 무대

종오정 앞마당의 정방형 연못에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연꽃이 피어난다. 청초한 홍련이 수면을 채울 무렵, 연못 둘레의 배롱나무는 7~8월에 걸쳐 진한 분홍색 꽃을 풍성하게 터뜨리며 고택 기와지붕과 어우러진 풍경을 완성한다.
두 식물의 개화 시기가 겹치는 7월이 종오정의 가장 화려한 계절인 셈이다. 게다가 연못 옆에는 수령 약 300년의 향나무, 뜨락 오른편에는 수령 약 250년의 측백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된 채 서 있어 수백 년의 시간을 배경 삼아 계절꽃을 바라보는 독특한 감각을 더한다.
평탄한 흙길, 약 1시간의 정원 산책

연못을 둥글게 감싸는 흙길 탐방로와 고택 마당 동선이 평지 위주로 정비되어 있어,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전체 관람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로, 연못 수면의 변화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택 처마 아래 빛이 기울고 그림자가 길어지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종오정과 귀산서사 건물 내부는 한옥 스테이로 운영되어 숙박 예약자 외에는 출입이 제한되므로, 일반 방문객은 외부 정원과 연못 산책 중심으로 관람하면 된다. 여름 연꽃 개화기에는 이른 아침 방문이 사진 촬영 측면에서 유리하다.
무료 개방에 주차까지 무료인 이용 안내

종오정 일원은 연중 24시간 상시 개방되는 개방형 공공 문화재로, 입장료와 고택 단지 진입 요금 모두 무료다. 고택 초입에 소규모 전용 공영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주차료 역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으로는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보문관광단지를 경유해 약 20분이면 도착하며, 보문 호수 인근에서 출발하면 10분 내외 거리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273번 버스를 타고 손곡동 종오정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수 분이면 닿을 수 있다.

경주에서 유명 관광지를 순회하는 여행 방식에 익숙하다면, 종오정은 그 경로에서 살짝 비껴선 선택지다. 고택과 연못, 보호수와 계절꽃이 한 공간에서 층위를 이루는 풍경은 관광지의 밀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기억에 남는다.
7월 한 달, 연꽃과 배롱나무꽃이 동시에 피는 시간은 짧다. 무료 개방이라는 조건 덕분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 쉽지만, 수백 년 된 향나무 아래 연못에 꽃이 가득 차는 순간은 계절이 지나면 다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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