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도심을 뒤덮었다”… 7월 지금 걷기 좋은 여름 한정 무료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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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연꽃 명소

동궁과 월지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김희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2025년 7월의 경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도시 전체가 숨을 죽인 듯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계절에 가장 찬란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곳이 있다.

신라 천년의 궁궐터, 동궁과 월지 바로 곁에 펼쳐진 대규모 연꽃단지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거대한 초록빛 연잎 사이로, 수줍은 연분홍빛 꽃송이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강렬한 여름의 기운과 대비되며 한층 더 청초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도심 속 오아시스, 그곳으로 향했다.

동궁과 월지 연꽃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김희자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궁궐 담장 바깥, 동궁과월지 공영주차장(경북 경주시 인왕동 514) 옆에 조성되어 있어 별도의 입장료 없이 드넓은 연꽃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연못 곳곳에 설치된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걸으면, 갓 피어난 연꽃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하고 사진에 담을 수 있다.

현재 일부 구간에 공사 펜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다행히 주요 관람로는 대부분 개방되어 있어 2025년의 연꽃을 감상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경주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최인준

이 연꽃단지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그 위치에 있다. 단지는 신라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역사 유적지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한 동궁과 월지를 배경으로, 동쪽으로는 첨성대, 남쪽으로는 대릉원과 계림으로 이어진다.

즉, 이곳에서의 산책은 단순히 꽃을 보는 행위를 넘어, 천년 고도의 역사 위를 걷는 경험이 된다. 연꽃단지는 이 위대한 유적들을 잇는 자연의 복도이자, 뜨거운 태양 아래 역사를 탐방하는 여행자들에게 시원한 쉼표를 제공하는 셈이다.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김희자

연꽃의 아름다움은 찰나에 있기에,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려는 이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삼각대까지 동원한 사진가들은 물론, 가족, 연인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로 단지는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한낮의 무더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현지 방문객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시간대는 해가 뜨는 이른 오전, 혹은 볕이 한풀 꺾이고 세상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해 질 녘이다.

경주 연꽃 명소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김희자

선선한 바람 속에서 연꽃의 청초함과 여름의 생동감을 온전히 느끼기에 가장 좋은 때다.

경주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는 여름날 강렬한 태양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는 도심 속 힐링 명소다.

동궁과 월지 연꽃 항공
동궁과 월지 연꽃 단지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박준영

입장료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 그리고 신라의 위대한 역사와 함께 숨 쉰다는 점은 이곳의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연꽃들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천년 고도의 여름을 가장 아름답게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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