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들도 반했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이 지역’의 야경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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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이 선택한 ‘경주 야경 베스트 5’
11월 한정 미디어아트

경주 월정교 야경
경주 월정교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가을, 경주의 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11월 1일까지 이어지는 정상회의 기간, 경북도는 각국 정상단과 배우자단에게 신라 천년의 정수를 선보일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핵심은 ‘경주 야경 베스트 5’로, 이미 지난 3월 제1차 고위관리회의 참석자 1,000여 명의 극찬을 받은 코스다.

경주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경주 동궁과 월지를 필두로,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대릉원, 신라의 관문이었던 월정교, 그리고 첨성대와 보문호 문보트가 그 주인공이다.

APEC이 선택한 ‘경주 야경 베스트 5’

첨성대 야경
첨성대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야경 투어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코스가 아니다. 경북도 관계자가 “경주의 야경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문화외교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듯, 신라의 역사와 현대 기술이 결합된 경주의 밤은 그 자체로 강력한 외교 콘텐츠다.

이는 지난 3월 SOM1 참석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입증된다. 당시 참석자들은 ‘가장 인상 깊은 경주 야경’으로 동궁과 월지, 대릉원, 보문호 문보트, 첨성대, 월정교를 꼽았다.

이 곳은 모두 시내권(보문호 제외) 반경 2~3km 내에 밀집해 있어 도보나 짧은 차량 이동으로도 연계 관람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1,300년 신라의 별궁

동궁과 월지 야경
동궁과 월지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주 야경 베스트 5’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로 꼽히는 곳은 단연 경주 동궁과 월지다.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102 (인왕동)에 위치한 이곳은 신라 왕궁의 별궁 터로, 본래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었다.

이곳의 역사는 삼국 통일 직후인 문무왕 14년(6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됨과 동시에,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성대한 연회를 베풀던 장소였다.

1975년 준설을 겸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총 26곳의 건물 터가 확인되었고, 현재는 1980년에 복원된 3채의 건물만 남아있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연못 그 자체에 있다.

신라인들은 연못 가장자리에 굴곡을 주어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는 좁은 연못을 마치 넓은 바다처럼 느끼게 하려는 고도의 조경 기술로, 천년이 지난 지금도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11월, 지금만 볼 수 있는 빛의 향연

대릉원
대릉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궁과 월지가 신라의 고전적인 야경을 대표한다면, 나머지 명소들은 APEC을 맞아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결합해 한시적인 빛의 축제를 선보인다.

가장 주목할 곳은 대릉원이다. ‘대릉원 포토존’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국가유산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대릉원 미디어아트’가 1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고분군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빛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신라의 찬란한 순간들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재현한다.

신라 궁성과 남쪽을 잇는 관문이었던 월정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복원이 완료된 이 웅장한 목조 다리는 그 자체로도 압도적인 야경을 자랑하며, APEC 기간 중 10월 29일 야간에는 ‘한복의 멋’을 세계에 알리는 특별 한복 패션쇼 무대로도 활용되었다.

첨성대 역시 11월 1일까지 빛으로 물든다. 야간에 첨성대 외벽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신라 천문학의 역사와 황금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방문 전 필수 확인, 이용 정보와 팁

월정교 야경
월정교 야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황성훈

경주 야경의 핵심인 경주 동궁과 월지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운영 시간과 요금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곳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단, 매표 및 입장 마감은 폐장 30분 전인 오후 9시 30분이므로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만 13~18세) 2,000원, 어린이(만 7~12세) 1,000원이다. 주차는 인동궁과 월지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요금은 무료다. 공식 연락처는 054-750-8655이다.

대릉원과 첨성대, 월정교는 동궁과 월지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할 만큼 가깝게 모여 있다.

해가 진 후 동궁과 월지에서 신라의 고전적인 야경을 먼저 감상하고, 대릉원과 첨성대로 이동하며 11월 초까지만 진행되는 특별한 미디어아트를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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