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 따라 걷는 파도소리길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이곳의 바닷가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지질 다큐멘터리다. 수백만 년 전 화산활동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해안 절벽 위를 걷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걸작이다.
지금, 이 길이 더욱 특별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경주시는 오는 9월까지 노후화된 보행로와 시설을 전면 정비해 방문객들에게 한층 더 안전하고 쾌적한 탐방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이름 그대로 바다가 들려주는 소리와 풍경이 압권이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울리는 소리와 함께 걷는 길 위에는 기묘하게 갈라진 주상절리 해안 절벽이 길게 펼쳐져 있다.
이 길은 총 1.7km로,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재질의 보행로로 구성돼 있다. 현재 데크로드 0.3km, 황토 포장 0.5km, 야자 매트 0.6km, 판석 및 쇄석 포장 0.3km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출렁다리(35m)와 전망대, 파고라, 경관 조명 등이 설치돼 있어 그 자체로 여행 코스가 된다.
무엇보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지질학적 가치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는 수직형, 곡면형, 방사형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 구조가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지형으로, 학술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경주시는 올해 1월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후, 환경 타당성과 관련 기관 협의 등 행정 절차를 거쳐 5월부터 본격적인 정비공사에 돌입했다. 총 사업비 4억 2천만 원(전액 시비)을 들여 진행되는 이번 정비는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는 전면 개선이다.
기존의 낡은 황토 포장과 침목 계단 구간 약 100m를 데크로드로 교체하고, 보행자 안전을 고려한 라인형 경관 조명 약 300m를 새롭게 설치한다. 주변의 무성한 잡초와 방치된 조경도 함께 정비해 걷는 길의 품격을 높일 예정이다.

이번 정비사업은 단순히 길을 새로 깔고 시설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다. 경주시가 강조하는 핵심은 ‘지속가능한 힐링 공간’으로의 재창조다.
자연자원과의 조화를 고려한 친환경적인 보행로 설계, 안전한 야간 보행을 위한 조명 개선, 그리고 체계적인 유지관리 계획까지 포함된 이번 사업은 지역 관광의 질적 도약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전망데크와 출렁다리, 파고라 등의 시설은 기존보다 더욱 안정감 있고 편리한 형태로 관리가 강화될 예정이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해안 풍경과 어우러져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 경주의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그 자체로 자연과 시간이 만든 명작이다. 하지만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이곳은 단순히 아름다운 해안 길이 아닌,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파도소리와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이 길 위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자. 오는 가을, 새롭게 단장한 파도소리길은 더 많은 이들에게 힐링과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마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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