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창연한 절 뒤편에 펼쳐진 붉은 물결”… 부모님과 걷기 좋은 무료 양귀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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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에서 만나는 양귀비 꽃밭

경주 분황사 양귀비꽃밭 풍경
경주 분황사 양귀비꽃밭 풍경 / 사진=경주 공식 블로그 sns 김환대

경주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도시이지만, 봄이 끝나갈 무렵엔 또 하나의 풍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로 경주시 분황로에 위치한 분황사 양귀비꽃밭이다.

고즈넉한 분황사와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양귀비꽃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경주의 숨겨진 인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봄과 초여름 사이, 붉은 물결처럼 피어나는 양귀비의 매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지금이 딱이다.

경주 동부사적지
경주 동부사적지 / 사진=경주시

분황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석탑과 유적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유서 깊은 장소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배경을 품은 절 뒤편에 펼쳐진 넓은 꽃밭에서는 해마다 5월이면 붉은 양귀비꽃이 장관을 이룬다.

고색창연한 석탑을 배경으로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황금빛 햇살과 붉은 꽃의 조화는 사진 한 장으로 담기 아까울 정도로 황홀하다. 역사와 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곳은 단순한 ‘꽃놀이’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다.

경주 분황사 양귀비꽃밭
경주 분황사 양귀비꽃밭 / 사진=경주 공식 블로그 sns 김환대

양귀비꽃은 오전 햇살이 강해질 무렵 활짝 피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분황사 꽃밭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 방문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면 상대적으로 한산하고, 선선한 공기 속에서 여유롭게 꽃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요즘은 SNS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사진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더욱 이른 방문이 추천된다.

참고로 이곳은 입장료가 따로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주변에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경주 분황사
경주 분황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귀비꽃은 개화 시기가 짧기로 유명하다. 보통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루며, 기온과 날씨에 따라 꽃의 상태가 달라지니 방문 전 경주시청 홈페이지나 SNS 실시간 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꽃밭 주변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꽃을 밟거나 무단 출입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경주 분황사 풍경
경주 분황사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주의 깊은 역사 속에서 만나는 붉은 양귀비꽃밭, 분황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감성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잠깐의 눈요기에서 그치지 않고, 고대와 자연, 평화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표 같은 시간을 선물해준다.

한 해에 단 한 번, 짧은 시기만 허락되는 이 붉은 물결을 놓치지 말고 이번 5월, 분황사 꽃밭을 꼭 걸어보길 바란다. 당신의 카메라에, 그리고 기억에 오래 남을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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