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에서 시작된 기적”… 지금, 노란 물결로 물든 한적한 해바라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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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해바라기 명소

경주 해바라기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민윤희

모든 위대한 변화는 아주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다. 2024년 경주시 암곡동의 한 밭(암곡동 708번지)에 개인의 나눔으로 피어난 해바라기 꽃밭이 꼭 그러했다.

당시 무료로 개방된 그곳은 수많은 이들에게 노란 감동을 선사했고, 그 씨앗은 1년 만에 온 마을을 뒤덮는 기적으로 자라났다.

2025년 여름, 경주 암곡동은 이제 ‘해바라기 마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린다.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어떻게 공동체 전체를 움직이고, 황무지를 힐링의 명소로 바꾸어 놓았는지, 그 따뜻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본다.

경주 암곡동 해바라기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민윤희

지난해의 감동은 올해 ‘암곡동 스마트농민회’가 주관하는 ‘해바라기 마을 가꾸기’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경주시 주민 공동체 사업’으로 공식 선정되며 본격적인 날개를 달았다.

놀라운 것은 씨앗 파종부터 꽃밭 정비까지, 모든 과정에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땀을 흘렸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손길로 한 포기 한 포기 심어진 해바라기들은 지난 6월 말부터 약속이나 한 듯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현재 암곡동 전역은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노란 물결로 장관을 이루며, 경주 가볼만한곳 리스트에 새로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주 해바라기 명소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민윤희

이 해바라기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봄이면 벚꽃으로 유명한 암곡 벚꽃 터널을 지나 암곡교 인근에서 우회전하면, 길을 따라 설치된 현수막이 친절하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 된 경주시 암곡동 708번지를 목적지로 삼으면 더욱 편리하다.

하지만 현지 주민이 귀띔하는 이곳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리는 해 질 녘, 노을과 함께하는 ‘골든 타임’이다.

암곡동 해바라기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민윤희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노란 꽃잎과 주황빛 석양이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으로는 온전히 담을 수 없는, 오직 그 순간에만 허락된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현재 암곡동 해바라기 마을의 또 다른 매력은 ‘한적함’이다.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주말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황금빛 풍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조용한 위로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경주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암곡동 해바라기 꽃밭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민윤희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가꾼 소중한 공간이다. 따라서 자연을 존중하는 고요한 발걸음으로,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여름의 가장 따뜻한 풍경 속에서 힐링의 순간을 담아 가기에 최적의 장소다.

경주 암곡동의 해바라기 마을은 단순한 여름 꽃밭 명소가 아니다. 이곳은 한 사람의 작은 선행이 공동체 전체를 움직여 만들어낸 ‘선한 영향력’의 살아있는 증거다.

방문객들은 만개한 해바라기의 화려함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주민들의 땀과 따뜻한 마음을 함께 느끼게 된다. 올여름, 눈부신 풍경을 넘어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감동을 만나고 싶다면 경주 암곡동이 그 정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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