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꽃무릇…입장료 무료, 9월 말 절정인 붉은 숲

유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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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열흘만 피는 붉은 그리움의 숲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박정렬

가을 경주가 핑크뮬리로 온통 분홍빛이라는 소식이 들려올 때, 아는 사람들만 몰래 찾아가는 비밀의 숲이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은 명산, 토함산 깊은 기슭의 국립 토함산자연휴양림. 바로 지금 이곳에서는 1년 중 단 열흘 남짓만 허락된, 세상에서 가장 강렬하고 애틋한 붉은 융단이 펼쳐진다.

숲을 온통 붉게 태우는 이 꽃의 이름은 꽃무릇. 하지만 사람들은 이 꽃을 다른 이름으로 더 자주 부른다. 바로 ‘상사화’, 서로를 그리워하는 꽃이라는 뜻이다.

꽃에 담긴 애틋한 이야기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꽃무릇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꽃무릇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박정렬

꽃무릇의 숲에 들어서기 전, 이 꽃이 품은 비밀을 먼저 알아야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꽃무릇은 꽃이 먼저 땅을 뚫고 올라와 붉게 만개한 뒤, 그 꽃이 완전히 지고 나서야 비로소 푸른 잎이 돋아난다. 즉, 잎과 꽃은 한 몸에서 나고 자라면서도 평생 서로를 보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이 애틋한 생태 때문에 사람들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떠올리며 ‘상사화’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눈앞의 화려한 붉은빛이 실은 슬픈 그리움의 색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숲속의 풍경은 더욱 신비롭고 아련하게 다가온다.

무료입장, 그리고 숨겨진 두 개의 정원

토함산자연휴양림 꽃무릇
토함산자연휴양림 꽃무릇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박정렬

이 신비로운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불국로 1208-65에 위치한 토함산자연휴양림은 불국사에서 석굴암 방면으로 차로 15분이면 닿는다. 더 반가운 소식은 국립자연휴양림 정책에 따라 입장료가 전면 무료라는 점이다. (단, 주차료는 소형차 기준 3,000원으로 별도다.)

매표소를 지나면 두 갈래의 비밀의 화원이 기다린다. 첫째, 매표소 아래 ‘야생화 단지’다. 매표소 맞은편 데크 산책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주하는 주 군락지로, 경상도 최대 규모라 일컬어질 만큼 넓게 펼쳐진 붉은 꽃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짙은 녹색의 숲을 배경으로 펼쳐진 붉은 융단은 강렬한 색의 대비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경주 꽃무릇 명소
경주 꽃무릇 명소 / 사진=경주 공식블로그 박정렬

둘째, 매표소 위 ‘지압길 군락지’다. 많은 이들이 아래쪽만 보고 돌아가지만, 이 축제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위쪽에 숨겨져 있다.

울퉁불퉁한 지압길을 따라 버섯체험장 방면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붉은 꽃무릇 사이사이에 노란 줄무늬를 가진 맥문동이 함께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데크
경주 토함산자연휴양림 데크 / 사진=경주 공식sns 박정렬

붉은색과 보라색, 그리고 노란색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인상파 화가의 팔레트를 보는 듯 황홀하다. 나무 그늘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 때면 그 신비로움은 절정에 달한다.

매년 9월 중순 피기 시작하는 꽃무릇은 9월 말인 바로 지금 절정을 이루고 있으며, 그 기간은 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 경주의 가을을 남들과는 다른, 더 깊고 비밀스러운 시선으로 기억하고 싶다면 망설일 시간이 없다. 잎을 그리워하며 짧은 생을 불태우는 이 붉은 꽃들의 기적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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