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주차비도 없는데 이런 절경이라니”… 자줏빛 연꽃 군락 품은 8만 3천 평 명소

여름의 길목에 들어선 강릉 경포호 주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자주색 가시연꽃이 피어나는 신비로운 생태계를 마주합니다.

경포가시연습지
경포가시연습지 / 사진=비짓강릉

핵심 요약

  • 경포가시연습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가시연 군락과 수달의 서식처를 복원한 273,515㎡ 규모의 생태관광지입니다.
  •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어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 가시연꽃은 밤에 오므라들므로 7~8월 절정기 맑은 날 오전에 방문해야 활짝 핀 자주색 꽃을 볼 수 있습니다.

6월이 7월로 넘어가는 어귀, 수면 위에서 꽃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아직 절정이 아니라서 오히려 더 설레는 풍경이다.

연꽃 한 송이가 물 위에 자리를 잡으면, 그 옆으로 잔 가시가 촘촘히 돋은 둥근 잎이 수면을 조용히 덮는다.

강릉 경포호 주변에서 이 장면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 경포가시연습지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한 가시연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는 습지로,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인 데다 연중무휴로 열려 있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경포 석호 품에 안긴 273,515㎡ 습지

경포가시연습지 전경
경포가시연습지 전경 / 사진=비짓강릉

경포가시연습지(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운정동 643)는 경포 석호와 경포 습지 일원에 조성된 자연생태관광지다. 운정동 670 및 저동 647 일대에 걸쳐 있으며, 총 경포 습지 313,116㎡ 가운데 273,515㎡(약 8만 3천 평)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습지는 2006년 복원 사업이 시작된 뒤 2010년 이후 생태 습지로 본격적으로 다듬어졌다.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개념을 들여와 핵심·완충·전이 구역으로 나눠 조성했으며, 가시연과 수달을 복원의 깃대종으로 삼아 서식 환경을 차근차근 회복시켰다.

그 결과 2015년 생태관광지역, 2016년에는 경포호와 습지 일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며 공식적인 보전 공간으로 자리를 굳혔다.

자주색 가시연꽃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

자주색 가시연꽃
자주색 가시연꽃 / 사진=ⓒ한국관광공사 홍정표

가시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1년생 수초로, 잎 전체에 잔 가시가 돋아 있고 꽃자루 끝에 자주색 꽃을 피운다. 환경오염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탓에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된다.

가시연꽃은 낮 동안 활짝 열렸다가 밤이 되면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어, 꽃을 또렷하게 감상하려면 날씨 맑은 날 오전에 찾는 것이 좋다. 7월과 8월이 연꽃·가시연 모두 절정을 맞는 시기이며, 지금 이맘때는 막 개화를 시작하는 단계여서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첫 꽃을 맞이하기에 알맞다.

습지 안에는 생태 관찰 데크와 탐방로가 조성돼 있고, 수로를 가로지르는 나룻배를 밧줄로 당겨 이동하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저어새·수달이 오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

경포가시연습지 산책로
경포가시연습지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경포가시연습지에는 가시연 군락 외에도 저어새·흰꼬리수리·두루미처럼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가 사계절 드나든다.

수달·삵·고라니 같은 포유류가 서식하며, 수면 아래엔 붕어·가물치·잉어·송사리가 헤엄친다. 노랑어리연·붕어마름·말즘 등 수생식물이 수면을 덮어 작은 생태계를 이루는 공간이기도 하다.

경포가시연습지는 이처럼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이 중첩된 자연 서식지다. 습지를 돌아본 뒤에는 경포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갈대군락과 호수 위로 번지는 빛을 감상할 수 있고, 인근에 경포대·선교장·허균허난설헌 기념관 같은 역사 문화 자원도 이어진다.

무료 개방, 나룻배 체험과 탐방 프로그램 안내

경포가시연습지 모습
경포가시연습지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홍정표

경포가시연습지는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생태 해설사와 함께하는 습지탐방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자세한 내용은 강릉시청 환경과(033-660-2668)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탐방 시에는 데크·탐방로·나룻배 등 지정 동선만 이용하고 서식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습지 안팎에 야생화 군락과 조각 작품이 배치된 산책로도 이어져 있어 느긋하게 걷기 좋다.

경포가시연습지 풍경
경포가시연습지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홍정표

경포가시연습지는 멸종위기 식물이 군락을 이루는 생태 현장이면서 동시에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자연 공간이다. 입장 비용 없이 희귀 생물과 석호 풍경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릉 여행의 여백을 채우기에 이보다 알찬 선택지를 찾기 쉽지 않다.

7~8월 절정을 앞두고 지금 막 수면 위로 꽃이 올라오는 시기인 만큼, 이른 아침 경포호 안개가 가시기 전 습지를 거닐면 한여름이 되기 전 고요한 자연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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