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일한 바다 위 사찰?”… 10m 석불 품은 입장료 무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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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용궁사, 바다와 맞닿은 국내 유일의 관음성지에서 만나는 치유

해동용궁사 풍경
해동용궁사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푸른 동해의 파도가 절벽을 때리고, 그 위로 장엄한 사찰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속에 자리 잡은 일반적인 사찰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이곳은 “진심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준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로 매년 수많은 발길을 불러 모은다.

바다와 종교적 신념이 만나 빚어낸 독특한 정취는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관광 이상의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650여 년의 세월을 품은 해안 도량의 역사

해동용궁사 원경
해동용궁사 원경 / 사진=부산갈맷길

사찰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자신의 띠를 상징하는 십이지신상이 줄지어 서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띠 동물 앞에 멈춰 서서 가벼운 소망을 빌며 여행을 시작한다. 이어지는 길은 108개의 돌계단이다. 숫자 그대로 108가지의 번뇌를 하나씩 내려놓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빽빽한 송림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이며 웅장한 바다와 사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때 느끼는 해방감이 이곳의 백미 중 하나다. 이곳의 역사는 고려 우왕 2년인 13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1930년대 초 통도사의 운강스님이 중창하며 명맥을 이었고, 1974년 주지로 부임한 정암 스님이 백일기도 중 용을 타고 승천하는 관세음보살의 꿈을 꾼 뒤 지금의 ‘해동용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2021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 화엄사의 말사로 정식 등록되며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단일 석재로 깎아낸 10m 높이의 장엄한 불상

포대화상
포대화상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사찰 곳곳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성보들이 가득하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해수관음대불이다. 단일 석재로 조각된 불상 중에서는 한국 최대 규모인 약 10m 높이를 자랑하며, 동해를 굽어살피듯 인자한 모습으로 서 있다.

대웅전 옆에는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불사리 7과가 봉안된 사사자 3층 석탑이 자리해 영험함을 더한다.

또한, 계단 진입로에 있는 포대화상은 코와 배를 만지면 득남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방문객들의 손때가 묻은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절벽 위 아치형 돌다리, 용문교에서의 특별한 경험

해동용궁사
해동용궁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찰의 본전으로 향하려면 반드시 건너야 하는 다리가 있다. 바로 아치형 구조가 돋보이는 돌다리인 용문교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사이를 연결하는 이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도는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면서도 기묘한 평온함을 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다리 아래를 향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전통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바다 최근접 지점에 위치한 용왕당(용궁단)은 관세음보살의 승천 전설이 서린 곳으로, 파도 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으며 기도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방문객을 위한 실용적인 여행 가이드

해수관음대불과 대웅보전
해수관음대불과 대웅보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해동용궁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개방 시간은 매일 04:30 ~ 19:20(입장시간 18:50까지) 새벽 일찍 방문하면 수평선 너머로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되며 기본 30분에 2,000원, 이후 10분당 5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동해선 오시리아역에서 139번이나 1001번 버스로 환승하면 편리하며, 해운대역에서 181번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대표적인 경로다.

사찰 구경을 마쳤다면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국립수산과학관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산 관련 전시와 작은 아쿠아리움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바다를 따라 걷고 싶다면 사찰 입구에서 시작되는 해파랑길 1코스를 따라 해안 트레킹을 즐기며 기장의 절경을 만끽해 보자.

해동용궁사 전경
해동용궁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동해의 거친 파도와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해동용궁사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삶의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곳이다.

소박한 소원 하나를 마음속에 품고, 파도 소리에 번뇌를 씻어내고 싶을 때 이곳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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