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면 하루가 모자라요”… 모노레일·스카이워크까지 즐기는 800m 해안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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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 꿈길랜드
휠체어도 문제 없이 가는 산책길

해남 땅끝 꿈길랜드
해남 땅끝 꿈길랜드 / 사진=해남 문화관광

한반도의 끝, 그 상징적인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찬 설렘을 안겨주는 곳. 하지만 그 감동의 끝자락에 닿기까지, 누군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문턱이 존재했다.

가파른 계단과 경사진 길은 휠체어를 탄 어르신에게도, 유모차에 잠든 아이에게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땅끝관광지의 낡은 풍경 뒤에 가려졌던 이 안타까움이, 이제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모두의 걸음을 환영하는 새로운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새로운 희망과 포용의 ‘꿈길’이다.

땅끝 꿈길랜드

땅끝 꿈길랜드 데크길
땅끝 꿈길랜드 데크길 / 사진=해남군 공식 블로그

새로운 감동의 출발점, 땅끝 꿈길랜드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42 일원, 땅끝 모노레일 승강장에서 그 첫걸음을 시작한다.

이곳은 조성된 지 30년이 훌쩍 넘어 시설이 노후화되었고, 특히 한반도 최남단의 상징인 땅끝탑으로 향하는 길목 일부가 교통 약자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오랜 숙제를 풀기 위해 해남군이 ‘노후관광지 재생사업’의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한 결과물이 바로 이 길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주차는 땅끝 모노레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공간은 넉넉한 편이며 주차비는 무료다.

해남 땅끝전망대
해남 땅끝전망대 / 사진=해남군 공식 블로그

꿈길랜드의 여정은 총 800m에 달하는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첫 구간은 모노레일 승강장에서 땅끝 스카이워크가 있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약 350m의 산책로다.

기존의 불편했던 길을 말끔하게 정비하여 폭이 넓고 경사가 전혀 없는 평탄한 길로 재탄생했다. 길 중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포토존, 그리고 갑작스러운 비나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정자가 세심하게 설치되어 있다.

이 길의 백미는 두 번째 구간에서 펼쳐진다. 땅끝 스카이워크 지점부터 땅끝탑까지 이어지는 450m의 해안 데크길이다.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남해의 푸른 물결이 발밑으로 펼쳐지는 이 길을 걷다 보면, 마치 바다 위를 산책하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에 사로잡힌다.

인근의 다른 해안 절경 명소들이 대부분 가파른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특정 계층의 접근이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땅끝 꿈길랜드의 ‘완전한 수평적 접근성’은 그 자체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벅찬 감동의 정점 ‘땅끝 스카이워크’

땅끝탑과 스카이워크
땅끝탑과 스카이워크 / 사진=해남군 공식 블로그

땅끝 꿈길랜드를 걷다보면, 스카이워크땅끝탑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은 바닥 일부에 설치된 투명 강화유리를 통해 아찔한 절벽 아래로 부딪히는 파도를 생생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육지 방향으로는 한반도 최남단을 알리는 땅끝탑이 굳건히 서 있고, 바다 방향으로는 망망대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의 경계에 오롯이 떠 있는 듯한 자유로움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밤이 되면 땅끝 꿈길랜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길 전체에 설치된 조명이 어둠을 밝히며 낭만적인 야간 산책 코스로 변신한다.

땅끝마을에서 숙박하는 여행객이라면,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빛의 길을 걸으며 낮과는 전혀 다른 감상에 젖어보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효자 ‘땅끝모노레일’과 함께 즐기는 땅끝의 모든 것

해남 땅끝모노레일
해남 땅끝모노레일 / 사진=해남 문화관광

땅끝 꿈길랜드의 시작점에 위치한 땅끝 모노레일은 이미 ‘해남 관광의 효자’로 불리는 핵심 시설이다. 연평균 이용객이 12만 명을 상회하는 이 모노레일은 땅끝마을에서 땅끝전망대까지 약 7분 만에 편안하게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새롭게 조성된 꿈길랜드가 모노레일 이용객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두 시설 간의 시너지 효과는 땅끝관광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반도의 시작점이자 끝점인 이곳, 북위 34도 17분 32초에 세워진 땅끝탑에서 느끼는 벅찬 감동. 그리고 세계 6대륙의 땅끝을 축소해 놓은 세계의 땅끝공원에서 펼쳐지는 지리적 상상력까지. 이제 이 모든 것을 그 어떤 장벽도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해남 꿈길랜드 산책로
해남 꿈길랜드 산책로 / 사진=해남군 공식 블로그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땅끝마을과 땅끝탑 등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브랜드 가치를 많은 관광객들이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땅끝 꿈길랜드를 조성했다”며, “이번에 조성된 무장애 길을 계기로 땅끝관광지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0년의 묵은 때를 벗고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땅끝.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휠체어를 탄 부모님과 유모차에 탄 아이의 손을 잡고, 장벽 없이 펼쳐지는 대한민국의 땅끝에서 잊지 못할 감동을 함께 느껴보자.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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