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산성
권율 장군이 만든 기적의 전장

1월의 한강변은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 강변 언덕 위로 이어진 토성 너머, 400년 전 조선의 운명이 갈렸던 치열한 전장이 자리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산 능선에 위치한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이끈 조선군이 10배가 넘는 왜군을 격파하며 전쟁의 판도를 뒤바꾼 역사적 현장이다.
이는 한산도대첩, 진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으로 기록되는 승리이며, 오늘날 누구나 그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문화유산인 셈이다. 봄이 오기 전, 겨울의 맑은 공기 속에서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를 되새길 수 있는 이곳을 소개한다.
행주산성

행주산성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의 덕양산 7, 8부 능선에 위치한 테뫼식 토축산성이다. 사적 제56호로 지정된 이 산성은 한강변의 험한 절벽을 자연 방어선으로 삼아 설계되었다.
특히 동·북·서 방향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를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지형 덕분에 전략적 요충지로 기능했다. 1970년 복원된 약 415m의 토성 성곽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이곳이 오랫동안 군사 거점으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산성 정상과 중턱의 정자에서는 한강과 방화대교, 멀리 서울 전경까지 조망할 수 있어 역사 학습과 함께 사진 촬영 명소로도 사랑받는 편이다.
3,000명이 만든 기적

1593년 임진왜란 발발 약 1년 후, 3만여 명의 왜군이 행주산성을 향해 진격했다. 당시 조선 관군은 정병 2,300명에 불과했다.
이에 권율 장군은 승병과 의병, 심지어 부녀자까지 동원해 총 3,000명의 병력으로 산성을 사수하기로 결정했다. 왜군은 7차례의 맹렬한 공격을 감행했지만, 권율 장군의 치밀한 전술과 강한 의지 앞에 모두 격퇴되었다.
이 전투는 임진왜란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으며, 한산도대첩, 진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으로 기록된다. 산성 내에는 1603년에 세운 행주대첩비와 1970년 건립된 충장사가 남아 있어, 권율 장군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자리한다.
산성에서 시작하는 도보 여행

행주산성은 고양시의 대표 걷기 코스인 ‘고양누리길’과 연결되어 있어 역사 탐방 후 자연 속 산책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4코스(행주누리길)는 행주산성에서 원당역까지 총 11.9km 구간으로, 약 3시간 20분이 소요된다.
반면 5코스(행주산성역사누리길)는 총 3.7km로 약 1시간 30분이면 완주할 수 있어 가볍게 걷기 좋다. 고양누리길은 현재 총 14개 코스(108km)로 확대되었으며, 매년 4~5회씩 고양시 역사전문위원이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걷는 행사를 개최한다.
게다가 산성 인근에는 행주산성역사공원(도보 약 10분), 행주서원(도보 약 20분) 등이 위치해 연계 방문이 가능하다. 행주대교를 건너면 서울시의 평화누리길과도 이어져 한강 수변을 따라 더 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 덕분에 역사 학습과 자연 산책을 동시에 즐기려는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연중 즐기는 역사 여행

행주산성(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로15번길 89)은 하절기(3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에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폐장 1시간 전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지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평일에 쉰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료는 2,000원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의중앙선 능곡역에서 마을버스 011번을 타면 약 6분이면 도착한다.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지만,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18:00~22:00에 야간개장이 운영되어, 야경을 바라보며 밤 산책도 즐길 수 있다.

행주산성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2,300명의 정병이 3만여 명을 상대로 벌인 기적의 전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에서 권율 장군의 지혜와 용기, 그리고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의지를 생생히 체감할 수 있는 셈이다.
한강을 내려다보며 40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역사의 현장을 직접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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