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길 드디어 열린다”… 단 5개월만 개방하는 국내 최고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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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보물 같은 숲길 한라산둘레길

한라산둘레길 편백숲길
한라산둘레길 편백숲길 / 사진=한라산둘레길 공식홈페이지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었던 제주 한라산의 깊은 비밀의 숲길이 드디어 열린다. 생태자원의 보고이자 산림 연구의 산 증인이라 불리는 ‘시험림길’이 오는 5월 16일부터 일반 탐방객에게 다시 개방된다.

한라산의 울창한 자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코스는,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제주의 숲이 품은 생명의 시간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시험림길란?

한라산둘레길 동백숲길
한라산둘레길 동백숲길 / 사진=한라산둘레길 공식홈페이지

한라산둘레길 6구간에 해당하는 ‘시험림길’은 이승악에서 시작해 사려니숲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9.4km의 트레킹 코스로, 총 5.5km 구간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의 시험연구림으로 조성돼 있다.

이 숲길은 연구와 보호를 이유로 출입이 제한되어 왔지만, 지난 2023년부터 일정 기간 동안 제한적으로 개방되기 시작했고, 올해는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누구나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여느 산책로와 달리 시험림길은 이름 그대로 연구 목적의 ‘시험림’을 품고 있어, 곳곳에서 자연림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제주 고유의 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숲이 품은 산림의 역사

한라산둘레길 산림휴양길
한라산둘레길 산림휴양길 / 사진=한라산둘레길 공식홈페이지

시험림길의 또 다른 매력은 단순한 자연 탐방을 넘어, 숲이 어떻게 조성되고 보존되어 왔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가장 활발히 식재되던 시기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채종원과 클론보존원 등, 산림의 역사를 담은 공간이 이 구간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하늘길’이라 불리는 이색적인 풍광 구간은 탐방객들에게 마치 숲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곳곳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정해진 시기에만 열리는 이유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 사진=한라산둘레길 공식홈페이지

시험림길은 매년 11월 1일부터 다음 해 5월 15일까지, 약 6개월간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 이는 산불 조심 기간 동안 생태계를 보호하고, 시험림의 주요 연구 목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숲이 잠시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시간은 오히려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주며, 다음 계절에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게 만든다.

이처럼 제한된 기간에만 개방되는 시험림길은 단순한 탐방지를 넘어, 자연과의 조화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방문 전 탐방 가능 시기를 미리 확인하고, 개방된 기간에만 입장하는 것이 탐방객의 기본 에티켓이다.

한라산둘레길
한라산둘레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주의 속살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길, 시험림길은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숲의 역사, 생명의 다양성, 그리고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여행지다.

탐방 가능한 시기는 한정적이지만, 그만큼 이 길이 품고 있는 의미는 깊고도 특별하다.

올봄,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한적한 숲길을 걷고 싶다면, 시험림길을 따라 한라산의 숨결을 천천히 느껴보자.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 그 자체가 가장 깊은 힐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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