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정, 지금 아니면 못 본다”… 26만 평 전부 핑크뮬리·코스모스로 덮인 무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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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악양생태공원
가을 가족 나들이 명소

함안 악양생태공원
함안 악양생태공원 / 사진=함안군 공식블로그 박혜민

바람이 분홍빛으로 물드는 계절, 경남 함안의 한적한 강변에서 마법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가 통째로 분홍빛 파도를 이루며 출렁이는 모습은 현실감을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이다.

흔한 가을 풍경에 싫증 난 이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눈에 보이는 화려함 너머, 그 풍경을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에 숨겨져 있다. 오늘, 우리는 그 비밀을 파헤쳐 보고자 한다.

함안 악양생태공원

“핑크뮬리와 코스모스를 함께 만나는 가을 명소”

함안 악양생태공원 핑크뮬리
함안 악양생태공원 핑크뮬리 / 사진=함안군 공식블로그 박혜민

악양생태공원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하기2길 208-49에 자리한, 남강의 수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조성된 거대한 생태 문화공간이다. 축구장 약 37개에 달하는 26만 5,000㎡의 광활한 면적은 그 자체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이곳은 전국에서 가장 긴 둑방길과 주변의 드넓은 수변 및 습지를 자연친화적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단순한 꽃밭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생태계 그 자체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을 즐기는 데 필요한 비용이 ‘무료’라는 점이다. 입장료는 물론 주차 요금도 없어, 가을의 절정을 만끽하려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관대한 장소는 찾기 어렵다.

핑크뮬리
핑크뮬리 / 사진=함안군 공식블로그 박혜민

가을의 악양생태공원은 두 가지 색이 지배한다. 하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핑크뮬리 군락이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둑방과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분홍빛 물결은 SNS를 통해 전국적인 사진 명소로 급부상했다.

다른 하나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다. 노란빛과 주황빛이 어우러진 코스모스 군락은 바람에 따라 춤을 추며 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낸다. 이 두 주인공 덕분에 공원 곳곳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행복한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장벽 없는 산책길

악양생태공원 산책길
악양생태공원 산책길 / 사진=함안군 공식블로그 박혜민

수도권이나 경주 등 다른 유명 핑크뮬리 명소들이 유료로 운영되거나 극심한 혼잡을 겪는 것과 비교할 때, 악양생태공원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광활한 부지 덕분에 인파가 몰려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이곳의 핵심 철학은 무장애 설계에 있다.

공원 전체를 잇는 산책로는 대부분 단차가 거의 없는 평지로 조성되었으며, 특히 휠체어나 유모차가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넓은 데크 산책로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방문자센터에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5면의 장애인 주차 구역이 완비되어 있어, ‘모두를 위한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준다.

함안군 관계자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자연 속에서 남녀노소,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가 편안한 휴식을 누리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힌 것처럼, 이곳은 기술과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따뜻한 공간 중 하나다.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힐링 공간

악양루
악양루 / 사진=함안군 공식 블로그

악양생태공원의 매력은 아름다운 경관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원 인근에는 함안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악양루가 자리 잡고 있다.

고려시대에 처음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이 유서 깊은 누각에 오르면, 공원의 전경과 함께 유유히 흐르는 남강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악양루는 강 건너 경남 의령의 땅 기운을 누르기 위해 지어졌다는 흥미로운 설화도 품고 있어, 공원 산책 후 잠시 들러 역사적 상상력을 더하기에 좋다.

악양생태공원 코스모스
악양생태공원 코스모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원은 연중무휴, 상시 개방으로 운영되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드넓은 잔디마당에서는 가족 단위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며, 어린이 놀이시설과 생태연못 등은 아이들에게 자연 속 최고의 놀이터가 되어준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이곳은 봄에는 금계국과 샤스타데이지가,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만개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주말,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가장 사치스러운 가을을 만날 수 있는 함안 악양생태공원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선사하는 선물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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