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5개 면적이 온통 연꽃이에요”… 700년 고려 씨앗이 만들어낸 무료 생태공원

700년 전 고려시대의 생명력을 품은 아라홍련이 올여름 경남 함안의 푸른 늪지 위에서 신비로운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함안 연꽃테마파크 / 사진=함안 문화관광

핵심 요약

  •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700년 전 고려시대 씨앗에서 발아한 아라홍련과 신라시대 품종인 법수홍련을 만날 수 있는 생태공원입니다.
  •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되며 오전 6시부터 11시 사이에 방문해야 활짝 핀 연꽃을 온전히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주차는 함안공설운동장 주차장을 이용하고 수면 위 돌 징검다리를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 운동화를 착용해야 합니다.

여름이 깊어질 때, 물 위에 고요히 피어나는 꽃이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진흙을 헤치고 올라와 선홍빛을 터뜨리는 연꽃은 한 해 중 이 계절에만 허락된 풍경이다. 경상남도 함안에는 그 연꽃이 유독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약 700년 전 고려시대 씨앗에서 되살아난 ‘아라홍련‘이 바로 이곳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2009년 함안 성산산성 발굴 현장에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출토되었고, 이듬해인 2010년 함안박물관에서 파종한 씨앗 일부가 발아해 꽃을 피웠다.

함안의 옛 이름 아라가야에서 따온 ‘아라홍련’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연꽃은, 꽃잎 하단이 백색, 중단이 선홍색, 끝부분이 짙은 홍색을 띠며 고려 불교 탱화 속 전통 연꽃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계기로 조성된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매년 여름마다 전국에서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경남의 대표 연꽃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옛 가야지구 늪지 위에 세워진 생태공원

함안 연꽃테마파크 풍경
함안 연꽃테마파크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함안 연꽃테마파크(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왕궁1길 38-20)는 가야읍 가야리 233-1번지 일원의 천연 늪지를 활용해 조성된 야외 생태형 테마공원이다.

함주공원과 함안종합운동장 인근에 자리하며, 전체 면적이 약 109,800㎡에 달해 축구장 약 15개를 합친 넓이와 맞먹는다.

2010년 9월 착공 후 공사 중 아라 왕궁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일정이 일부 지연되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3년에 준공·개장했다. 공원 조성의 목적은 아라가야의 역사적 상징성을 품은 연꽃 문화를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사계절 생태 공간을 만드는 데 있었다.

아라홍련·법수홍련을 비롯한 다채로운 연꽃 품종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공원 내 연꽃 식재 면적은 총 4.0ha로, 그 가운데 법수홍련이 3.0ha(75%)로 가장 넓은 비중을 차지한다. 법수홍련은 함안 법수면 옥수늪에서 자생하던 토종 연꽃으로, 유전자 분석 결과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연꽃과 동일 계통으로 확인되어 신라시대 품종으로 추정된다.

2007년에는 경복궁 경회루 연지 복원 사업에서 복원 품종으로 선정된 이력도 있다. 아라홍련은 0.1ha(2.5%), 백련은 0.6ha(15%), 수련은 0.15ha(3.8%), 가시연은 0.1ha(2.5%)에 각각 식재되어 있으며, 2019년에는 약 50여 종의 기타 연꽃을 기증 받아 추가 식재하면서 품종 다양성이 더욱 넓어졌다.

가시연은 법수홍련 밭에서 자연 발아한 개체에서 종자를 채취해 별도 구역을 조성한 것으로, 보랏빛 꽃과 가시 돋은 거대한 잎이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돌 징검다리와 제방 산책로, 연꽃 속으로 들어가다

돌 징검다리
돌 징검다리 / 사진=함안 문화관광

연꽃단지와 제방 둑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약 2.7km 길이로, 천천히 걸으면 40분 안팎에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여러 구획으로 나뉜 연꽃밭이 제방 길을 따라 이어져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연꽃을 바라보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연못 사이에 놓인 돌 징검다리는 방문객이 연꽃 바로 곁에 서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대표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연꽃단지 주변에는 정자 형태의 쉼터와 방문객센터, 전망대, 분수대가 함께 배치되어 있으며, 여름 개화 절정기에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응모하는 사진 공모전이 열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연중무휴 무료 입장, 관람 최적 시간대와 이용 안내

함안 연꽃테마파크 전경
함안 연꽃테마파크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연꽃테마파크는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다. 연꽃은 이른 아침에 꽃을 활짝 피우고 오후에 오므라드는 생태 특성이 있어, 오전 6시부터 11시 사이에 방문하면 온전히 핀 연꽃과 향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왕궁1길 38-20’ 또는 ‘가야읍 가야리 233-1’을 입력하면 공원 인근까지 안내되며, 주차는 가야읍 도항리 일대와 인근 함안공설운동장 주차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돌 징검다리는 수면과 가까워 물기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운동화 착용을 권한다. 연꽃테마파크에서 차량으로 수 분 거리에 위치한 함안박물관과 말이산고분군을 함께 둘러보면 아라가야의 역사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반나절 코스가 완성된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모습
함안 연꽃테마파크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7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되살아난 연꽃이라는 서사는, 이곳을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고대 왕국의 숨결이 배어 있는 연꽃밭과 그 사이를 걷는 경험은 흔한 여름 여행지에서는 찾기 어려운 깊이를 선사한다.

7월 초부터 8월까지 연꽃 개화가 절정을 이루는 때,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연꽃밭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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